농진청, 바이오테크로 화려한 부활

입력 2010-06-28 18:23


누에고치로 만든 인공고막, 감귤 겔을 이용한 인공피부, 항산화 노화방지 아스탁산틴 생성 벼….

세계 유수대학의 연구소에서 개발한 소재들이 아니다. 농촌진흥청이 농업생명 첨단기술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소재로 개발한 바이오테크(BT) 연구 성과물들이다.

농진청은 누에고치에서 추출되는 실크단백질을 이용한 실크비누, 실크화장품, 기억력 개선 BF-17 등 다양한 신소재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인공뼈 및 인체보형물 소재를 한림대 의료원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공고막 세계시장은 25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10% 대체 시 250억원 규모의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농진청은 지난 1월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을 남극 세종기지에 설치, 대원들이 매일 신선한 채소를 직접 길러서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식물공장은 이동하기 쉽게 설계돼 있어 영하 40도의 남극은 물론 사막과 같이 온도가 높은 곳이나 원양어선 등 어떤 조건에서도 채소 재배가 가능하다.

농진청은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폐지될 운명에 처했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기사회생했고 지난해 39개 중앙행정기관 중에서 정부업무 자체평가 운영을 가장 잘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농진청이 이처럼 부활하게 된 비결로 현장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들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목요 현장전화’다. 청장이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민원인을 상담하는 ‘청장의 목요 현장전화’를 지난 1월부터 개설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농진청은 또 분야별 최고 전문가로 팀을 구성해 농촌 현장을 찾아가 애로를 듣고 해결하는 농업종합병원 ‘녹색기술 현장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모든 구성원들이 이제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농진청이 존재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 입증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폐지될 운명에서 중앙부처 최우수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