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혼돈의 땅 키르기스스탄에 온정의 손길을”… 현지 강형민 목사 구호물품 요청
입력 2010-06-28 18:51
“한국교회의 도움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키르기스스탄 남부 지역에서 지난 10일 발생한 민족 간 분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현지 한인 선교사들이 구호품을 전달하며 지원에 나섰다.
키르기스스탄 한인목회자협의회 강형민 목사는 27일 본보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한국에서 파송된 교회와 외국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구호 물품을 요청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이웃을 돌보라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어려움에 처한 난민들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강 목사는 “키르기스스탄 한인교회는 현지 기독교복음주의연합회와 협력해 물자를 보내고 있다”며 “구호품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바울선교회 소속 A선교사도 소식을 보내왔다. 최근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남부 지역을 다녀왔다는 그는 “가옥이 몽땅 불에 타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 수만 명에 이르고 있다”며 “난민들은 대부분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여서 생필품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선교사들이 이구동성으로 요청하는 구호품은 생필품이다. 남성과 여성, 아동을 위한 의복을 비롯해 설탕, 밀가루, 라면, 분유 등 식료품, 텐트와 담요, 구급약, 아기 기저귀, 학용품 등이다. 또 컴퓨터, 복사기, 프린트 등과 같은 사무용품도 필요하다.
키르기스 남부 제2의 도시 오슈에서 발생한 키르기스계와 우즈베키스탄계 분규로 지금까지 2000여명 사망, 4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선교사들에 따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사망자 수는 정부 발표의 두 배가 넘는 5000여명으로 추정되며 부상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것.
선교사들은 지난주까지 1차분 구호품을 모아 전달했다. 그러나 전달 경로 확인이 어려워 2차 전달 시에는 직접 물품을 갖고 남부로 떠날 예정이다. 남부 진입이 성사되면 현지 사역자들을 통해 구호물자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선교사들은 현지 기독교복음주의연합회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물자 수송 방법 등을 강구하고 있다.
강 목사는 “키르기스스탄 정부까지 나서서 한인교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이슬람 지역인 키르기스스탄에 예수 사랑을 전하자”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