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오 이런… 심판이 또 망쳤어
입력 2010-06-28 21:29
독일-잉글랜드전 골인인데 “노골”
아르헨-멕시코전 노골인데 “골인”
흔히 오심(誤審)도 경기의 일부라고 한다. 많은 경기를 치르는 리그 경기에서 선수나 팬들은 오심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반응을 보인다. 심판도 잘못 판단할 수 있고, 중요한 순간을 미처 보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 한 경기로 모든 것이 달라지는 승부에서 오심은 치명적이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국가간 자존심이 걸린 월드컵 경기라면 더욱 그렇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조별리그 때부터 오심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슬로베니아전이 대표적이었다. 2-2 동점에서 후반 막판 터진 미국의 추가골에 대해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며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어떤 부분이 반칙이었는지 설명하지는 못했다.
브라질-코트디부아르 경기에서 브라질의 파비아누는 득점하는 과정에서 두 번이나 공에 손을 댔지만 심판은 잡아내지 못했다. 한국-아르헨티나 경기에서 이과인의 3번째 득점은 오프사이드였다.
16강전에 들어선 후에도 마찬가지다. 독일-잉글랜드 경기에선 전반 38분 잉글랜드 램파드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안쪽에 떨어졌지만 주심은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2-2 동점이 되어야 했던 상황이지만 잉글랜드는 동점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1대 4로 대패했다.
아르헨티나-멕시코 경기에서도 아르헨티나의 테베스는 전반 26분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선취 득점을 올렸다. 멕시코 선수들의 항의도 소용이 없었고 멕시코는 1대 3으로 패했다. 오심 때문에 승패가 바뀌었다고 단언하는 건 위험하지만 심판이 정확하게 상황을 짚어냈다면 경기의 흐름은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오심이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축구에서도 골 판정에 대해서만큼은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잉글랜드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나 거스 히딩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의 입장은 단호하다. FIFA의 제롬 발케 사무총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2014년 대회부터 부심 2명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비디오 시스템 도입은 전혀 논의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제프 블래터 회장도 “모니터를 보기 위해 경기가 중단되서는 안된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