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꿈의 ‘원정 8강+α’ 앞으로 4년 농사에 달렸다
입력 2010-06-28 17:51
남아공 월드컵 결산 (하) 한국축구 향후 목표
한국 축구가 남아공월드컵 16강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준비하고 있다. 단계별 목표는 무엇이며 새 목표 달성을 위해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2014 브라질월드컵 8강+α(알파)=축구를 하는 나라들은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월드컵을 가장 중요한 대회로 여긴다. 월드컵을 통해 그 나라 축구가 얼마나 성장 또는 퇴보했는지 평가받는다. 월드컵은 4년마다 받아드는 매정한 국가별 성적표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축구의 가장 중요한 중장기적 목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다. 남아공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뤘기 때문에 누가 새 대표팀 감독이 되더라도 브라질 대회 목표는 8강 이상이 될 수밖에 없다.
◇축구협회, 4년간 대표팀 운영 방침 정해야=허정무 감독은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대한축구협회는 허 감독을 붙잡겠다는 입장이지만 허 감독은 일단 좀 쉬고 싶어 한다.
허 감독 입장에서는 4년 뒤 브라질월드컵 감독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굳이 다시 대표팀을 맡을 이유가 별로 없다. 브라질에서 다시 한번 8강에 도전할 수 있다면 허 감독 생각이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협회가 다음 브라질월드컵 때까지 4년이란 긴 시간 동안 대표팀 지휘부를 어떻게 운영할지 결정하는 일이다. 새 감독이 4년 뒤를 내다보고 장기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허 감독은 남아공월드컵 2년 반 전에 지휘봉을 잡았다. 히딩크 감독이 물러난 이후인 2006 독일월드컵 때는 코엘류-박성화(2개월간 감독대행)-본프레레 감독이 거쳐 간 뒤 아드보카트가 대회 개막 8개월 전 사령탑에 올랐다.
대표팀 사령탑 연속성을 보장해준다는 측면에서 새 감독 인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원정 월드컵 8강을 목표로 하는 국가에 ‘원 포인트 지도자’ 같은 말은 이제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다음달 10일 이전에 새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도 깊은 논의의 시간이 많지 않다.
◇새 얼굴 발굴 위해 향후 국제대회 활용=선수가 어떻게 육성되는가도 중요하다. 브라질월드컵 때가 되면 대표팀 멤버 구성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국 축구가 앞으로 치를 국제 대회들이 새 얼굴 충원의 인큐베이터가 돼야 한다.
한국은 오는 11월 아시안게임(광저우), 내년에는 1월 아시안컵(카타르), 5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콜롬비아) 그리고 2012년 하계올림픽(런던)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안게임, 런던올림픽은 홍명보호(23세 이하 대표팀)가 나간다. 아시안컵은 새 성인대표팀 감독 체제 하에 치르게 된다. 2011 U-20 월드컵 본선 출전 국가는 오는 10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결정된다.
각 급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자원들이 브라질월드컵까지 ‘선수 은행’ 형태로 소중히 키워지면 좋다. 대표팀 밖으로 눈을 돌리면 판정 시비가 통과의례처럼 돼 버린 K리그는 좀 더 품격을 갖춰야 한다. 우리 선수들의 유럽 무대 진출도 구조적인 활성화가 필요하다.
포트엘리자베스=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