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솔라포시 지도자들이 포항을 찾은 이유
입력 2010-06-27 17:57
[미션라이프] 최근 국내 선교계에 ‘도시 변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 변혁은 복음이 개인과 교회를 뛰어넘어 도시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이다. ‘영적 쓰나미’가 도시를 휩쓸어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총체적 변혁이 일어나게 하는 운동이다.
국내에서 도시 변혁 운동은 포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 지역의 헌신된 기독인들이 전개하는 이 운동을 통해서 포항은 영적 물결이 넘실대는 ‘한국의 제네바’로 점차 변해가고 있다. 포항에서는 일주일 내내 목회자는 물론 평신도 지도자, 여성, 청소년 기도모임이 열리고 있다. 수년간의 도시변혁운동을 통해 복음화율은 10%를 훌쩍 넘겼다. 반면 범죄율과 가정해체율, 자살율은 낮아지고, 술집도 줄어들고 있다는 게 포항지역 교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 결과 교육과 의료, 산업 등 포항의 모든 측면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금은 부산, 광주, 춘천, 서산은 물론 해외 도시에서도 포항의 도시변혁운동을 본받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24~26일 인도 솔라포시의 전현직 시장과 시의원, 부 행정관 등 지도자들이 포항을 찾았다. 포스코와 포스텍, 포항시청 등을 찾아 적극적인 교류와 투자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인도 중서부에 위치한 솔라포시는 인구 100만명 중 35만명이 슬럼가에 거주하고 있다. 인구의 대부분이 힌두교와 이슬람 신자들로 크리스천들은 1%에 불과하다. 이번에 솔라포시와 포항간의 교류가 성사된 것은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와 솔라포시에서 사역하는 OM 소속 김세진 선교사가 진정한 솔라포시 선교를 위해서는 도시변혁 운동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김 선교사는 2007년 포항의 도시변혁운동을 접하면서 인도 복음화를 위해서는 총체적인 복음 전도 운동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의 도시 변혁 운동 계획을 시의 고위 관리에게 전했다. 시의 발전을 위해서 혁명적 전기가 필요했던 그들은 종교를 뛰어넘어 김 선교사의 계획을 따르기로 했다. 사랑의교회와 포항선린병원, 포항선린대는 솔라포의 지도자들이 포항을 방문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 이들을 초청했다.
사랑의교회는 2002년부터 이곳에 의료 단기선교팀을 보내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이번에 방한한 마두까 아토올레 시의원의 지역구는 극심한 슬럼가다. 불교신자인 그는 “당시 사랑의교회 팀들이 우리 지역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모슬렘인 아리프 세이크 시장은 “산업도시 포항의 발전된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6·25 전쟁 당시 인도가 의료팀을 파병한 것처럼 이제 포항시가 솔라포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힌두교도인 마헤시 코떼 전 솔라포 시장은 "내 아들을 꼭 포스텍에 보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밖에 솔라포시는 기업 투자와 의료팀 파송 등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 포스코와 포스텍, 포항시 등은 다양한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포항선린병원은 의료캠프를 솔라포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고, 선린대는 향후 매년 2명의 솔라포 학생을 장학생으로 받기로 했다.
사랑의교회 세계선교부 대표 유승관 목사는 “총체적 도시변혁 운동은 이 시대의 효과적 선교의 방법”이라면서 “이슬람이나 힌두 지도자들은 이런 총체적 복음전도의 방법이 아니면 접촉하기 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이 도시의 변혁을 실감하게 되면 철옹성 같은 힌두교와 이슬람 지역의 복음화도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이건오 포항선린병원장은 “포항에서 개화되기 시작한 도시변혁 운동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파급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언급했다.
포항=글·사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