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새로운 논의’] 재협상 요구? 우리측 한때 긴장
입력 2010-06-27 18:33
‘재협상’이냐 ‘실무협의’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오후(현지시간)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 얘기를 꺼냈을 때 배석한 한국 측 실무자들은 순간 긴장했다. 2007년 4월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지 3년이 다 되도록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다시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었다.
이를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떠나오기 전 무역대표부(USTR)에 한·미 FTA에 대한 실무 협의를 지시했다”면서 재협상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통상적으로 재협상(renegotiation)은 협정문 본문이나 부속서 등을 수정하는 것으로 구속력이 강한 반면 실무협의는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오바마 대통령은 ‘이것이 재협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영어로는 ‘adjustmemt(조정)’라고 했다”며 “미 의회를 통과하기 위해 실무적으로 조정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실무협의와 관련, “기존 서명 텍스트 고치는 일은 미국 쪽도 그렇게 될 일은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재협상이나 추가 협상은 없다고 못박아왔다. 다만 미국 측이 의회 비준을 위해 추가 협의를 요구해올 경우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 같은 연장선에서 미국이 실무협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결과에 따라서는 재협상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