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발사 성공 의미와 하는 일은… 세계 7번째 독자 기상위성 보유국 ‘우뚝’
입력 2010-06-27 18:46
천리안 위성이 우여곡절 끝에 우주로 향했다.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연이은 발사 실패로 침체돼 있는 국민 사기는 물론 향후 우주개발 사업에도 적지 않은 위안이 될 전망이다.
천리안 위성 발사는 우주 공간에서 영역 확장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천리안 위성은 무궁화 위성, 한별 위성 등 기존 정지궤도 위성이 대부분 위성 및 탑재체를 외국에서 구매해 발사했던 것과 달리 설계부터 조립, 시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우리 기술진이 주도했다. 선진국 수준과 큰 차이 없는 저궤도(고도 500∼1500㎞) 위성 기술 확보와 함께 한정된 우주 자원으로 국제 선점 경쟁이 치열한 정지궤도(적도 상공 3만6000㎞) 위성 기술 자립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현재 전 세계 상업용 위성 발사의 80%가 정지궤도 위성이고, 연평균 21.8개의 위성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양군호 박사는 “현재 운용 중인 전 세계 정지궤도상 위성은 360여개로 포화 상태인데, 한반도와 동일한 경도인 동경 128.2도상의 위성 궤도 주파수 확보로 국내 위성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천리안 위성이 목표한 정지궤도에 진입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 독자 기상 위성 보유국이 된다. 그동안 정지궤도 기상 위성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인도 러시아 등 6개국만 보유해 우리가 기상 예측을 할 때 대부분 일본 미국 등으로부터 30분 간격으로 받는 정보에만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독자 기상 위성 확보로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지역을 우리 눈으로 관측, 자체적인 기상 예측을 할 수 있으며 이웃 국가에 기상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기상 정보 ‘수혜국’에서 ‘제공국’으로 국가 위상이 높아지는 것이다. 천리안 위성은 평상시 15분 간격, 위험 기상시 최소 8분 간격으로 기상 정보를 제공해 한층 정확한 기상 예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 위성에 해양관측 센서를 달아 한반도 주변 해수 수질과 연안 해수 움직임, 연근해 어장 정보 등을 실시간 관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해양환경 관리 및 보전, 해양영토 관리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해양연구원 안유환 박사는 “천리안 위성의 해양 탑재체는 화소당 500m 해상도로 낮시간 동안 하루 8차례(1시간 간격)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해역까지 상세히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특히 기존 저궤도 위성으로는 관측이 불가능했던 연안의 조석 현상에 따른 해수 환경 변화와 적조의 이동 및 확산도 직접 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또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러시아 인도 이스라엘 중국에 이어 세계 10번째 통신위성 자체 개발국 지위를 얻게 된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Ka-광대역(현재 상용화돼 있는 C, Ku 대역보다 더욱 빠른 데이터 통신 가능 주파수 대역) 통신 탑재체를 우주에서 인증받게 돼 통신위성에 대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국산 통신 탑재체의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우연 측은 우주인증 후 통신위성 및 관제 시스템과 관련한 기술 수출 및 수입대체 효과가 연간 1300억원 상당이고, 세계 시장의 2% 수준까지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