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작권 전환 연기] 한·미, 전작권 전환 3년7개월 연기
입력 2010-06-27 18:25
한·미 양국 정상은 2012년 4월 17일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을 2015년 12월 1일로 3년 7개월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일부 내용을 조정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우리 측에 공식 요청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27일(한국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 토론토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회담을 열어 전작권 전환 시점 연기에 합의하고, 필요한 실무 작업을 진행하도록 양국 국방장관에게 지시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의 안보 환경과 양국의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의미에서 2015년 말까지 전작권 이양 연기를 수락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 시점 연기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기존 안보 상황에서 옳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부는 7월 개최되는 외교·국방 장관(2+2) 회의 등을 통해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로써 2007년 2년 노무현 정부에서 합의된 작전권 전환 시점은 지난해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지난 3월 천안함 사태 등을 거치면서 3년 4개월 만에 연기되게 됐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 시점 연기를 놓고 군사주권 논란 등을 둘러싼 여야 및 보혁 세력 간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청와대는 지난 2월부터 양국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은 “우리 군의 독자적인 정보획득 능력과 전술지휘통신 체계, (대북) 정밀타격 능력 같은 군사적 능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연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미 FTA 실무협의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제가 11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상당한 추진이 이뤄지길 바라며, 방문 몇 개월 후 이 협정을 (미) 의회에 제출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아주 좋은 제안”이라며 “(협상이 타결된 지) 3년이 지났으니 그런 구체성 있는 계획을 갖고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화답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재협상(Renegotiation)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Adjustment(조정)라는 표현을 했고, 의회 통과를 위한 실무 작업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미 쇠고기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됐다고 판단할 만한 분명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 Key Word 전시작전통제권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과 미군 증원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한국은 평시작전통제권은 갖고 있지만 전시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사령부에 이양돼 있다. 한반도 유사시 방어 준비태세인 ‘데프콘 3’가 발령되면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작전권을 갖는다. 다만 수도권과 후방방어 임무를 담당하는 수도방위사령부 및 2군사령부 예하 부대 등에 대한 작전권은 이양 대상에서 제외돼 유사시에도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한다.
토론토=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