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작권 전환 연기] 北 화력에 놀란 이승만, 전쟁발발 20일만에 美軍에 이양

입력 2010-06-27 18:39

한국군이 작전통제권을 유엔군사령관에게 넘겨준 것은 6·25전쟁의 급박한 전황에 따른 산물이었다.

우리 군이 전·평시를 포괄하는 개념의 작전통제권인 국군 ‘작전지휘권’을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한 것은 6·25가 한창이던 19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북한군의 파죽지세에 밀리자 50년 7월 14일 ‘서한’을 통해 한국군 작전지휘권을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했다. 이렇게 넘어간 작전지휘권은 정전 이후인 54년 11월 17일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부속합의서 성격을 띤 한·미 합의의사록에서 ‘작전통제권’이라는 용어로 대체됐다. 당시 합의의사록 제2항은 “대한민국 국군을 유엔사령부의 작전통제(operational command) 하에 둔다”고 명기해 한국군에 대한 유엔군사령관의 작전통제권을 공식 문서화했다.

유엔군사령관이 보유하고 있던 작전통제권은 78년 11월 한·미연합사령부 창설을 계기로 주한미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을 겸하는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이관됐다.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87년 8월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며 다시 부각됐다. 이후 군 당국 간 환수 논의를 거쳐 94년 12월 1일 김영삼 정부에서 평시작전통제권이 한국군 합참의장에게 넘어왔다. 44년 만에 평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 8·15 경축사에서 자주국방을 강조하며 “(우리 군은) 아직 독자적인 작전 수행 능력과 권한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전시작전통제권 논의가 본격화됐다.

2005년 9월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한국은 미국에 전작권 환수 협의를 공식 제안했고, 이듬해 9월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같은 해 10월 제38차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 완료 시점을 ‘2009년 10월 15일 이후 그러나 2012년 3월 15일보다 늦지 않은 시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줄다리기를 벌이다가 2007년 2월 김장수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최종적으로 2012년 4월 17일 전작권을 전환하는 동시에 한·미연합사령부를 해체키로 의견을 모았다. 국방부는 전작권의 최초 이양 날짜인 1950년 7월 14일의 숫자를 거꾸로 뒤집어 4월 17일로 날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렵게 합의에 이른 전작권 전환은 2007년 12월 걸림돌을 맞게 된다.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건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