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려대 “세종시 안간다”… “원안 관철땐 실익없다” 판단

입력 2010-06-27 18:50

세종시 입주를 검토해 왔던 대학들도 속속 입장을 바꾸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옅어진 데 따른 것이다.

서울대는 행정도시 건설을 골자로 하는 세종시 원안이 관철될 경우 세종시에 입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종남 서울대 기획처장은 27일 “세종시 원안이 추진될 경우 (서울대가) 굳이 세종시에 갈 일이 없다”고 밝혔다.

주 처장은 “수정안과 달리 원안에는 대학을 지원해 준다는 내용이 없다”며 “국고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한 제2캠퍼스 건설은 물론 세종시로 연구단지를 이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그동안 세종시에 기존 단과대를 떼어내 옮기는 것은 어렵더라도 융·복합 학문 등 과학기술과 관련한 연구기관을 입주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했다. 서울대는 지난 1월 세종시 입주 태스크포스를 꾸려 중이온가속기 등 첨단 연구시설을 갖춘 세종시 과학벨트에 연구시설 일부를 입주할 계획을 추진했다. 주 처장은 “원래는 과학벨트와 관련 있는 자연대·공대·농대 등의 연구기관을 보내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고려대도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세종시 입주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고려대는 세종시 과학벨트에 6000억원을 투입해 바이오 녹색기술 관련 학문을 연구하고 치의학 전문대학원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정진택 고려대 대외협력처장은 “현재 대책회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정리된 입장이 없다”면서도 “수정안이 부결되면 처음부터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