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결국 수비에서 승패 갈렸다

입력 2010-06-27 18:42


한국은 듬성진 축구, 우루과이는 영리한 축구를 했다. 한국은 넣을 수도 있었던 득점 찬스가 골문을 외면했고, 우루과이는 들어가면 다행이라고 시도한 슛이 골로 연결됐다.

스코어로 모든 것을 말하는 축구에서 패배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결국 팀 시스템과 개인 기량에서 우루과이가 한 수 위였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끝난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선전했다. 전·후반 볼 점유율에서 한국(54%)이 우루과이(46%)를 앞섰다. 전체 슈팅 숫자도 한국(15개)이 우루과이(14개)보다 미세하지만 많았다. 그러나 결과는 한국의 1대 2, 한 골차 패배였다.

우선 수비에서 승패가 갈렸다. 우루과이 수비는 효율적이고 지능적이었다. 우루과이 수비의 핵인 중앙수비수 디에고 루가노(1m88·페네르바체), 디에고 고딘(1m85·비아레알)은 노련한 수비 위치 선정과 빠른 볼 처리로 한국의 패스 길목을 차단했다. 우루과이 수비수들은 한국 공격 루트를 대부분 파악하고 있었다. 후반 23분 이청용의 헤딩 동점골 정도가 이날 우루과이 수비진이 범한 눈에 띄는 큰 실수였다.

한국은 수비 실수로 내주지 않아도 될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8분 이영표가 뒤로 크게 돌아가는 루이스 수아레즈(아약스)를 놓쳤다. 누가 볼 처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한국 수비수들과 골키퍼 정성룡의 사인도 맞지 않았다. 수비는 한국의 완패였다.

공격 측면에선 한국에 키 플레이메이커가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허정무 감독은 박주영을 원톱, 박지성과 이청용을 좌우 날개, 김재성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겸 섀도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다.

우루과이 중앙수비가 강해 박지성과 이청용에게 상대 측면 공격 임무를 맡긴 건데 문제는 공격의 흐름이었다. 한국 미드필드에서 박지성, 이청용에게 이어지는 패스는 속도와 정확성 모두 위협적이지 못했다. 박지성 개인 돌파로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에는 우루과이의 디에고 포를란(31·아틀레티코 마드리드)처럼 경험 많은 플레이메이커가 존재하지 않았다.

포트엘리자베스=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