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장들 “가자, 내륙으로”… 中 정부 “경제력 격차 해소” 반겨
입력 2010-06-27 18:57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연안 지역에 밀집된 제조업체들이 내륙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중국은 성(省)마다 최저임금이 각각이다.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상하이를 기준으로 할 때 내륙지역 중심지 충칭(重慶)은 61% 수준이다. 상하이 공장을 이곳으로 옮기기만 하면 이전과 비슷한 가격으로 생산을 계속할 수 있는 셈이다. FT는 중국의 임금 상승이 ‘메이드 인 차이나’를 사용하는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미미하고, 오히려 중국의 산업지도를 재편하게 될 거라고 분석했다.
임금 상승을 촉발한 대만 팍스콘(富士康) 중국 공장의 경우 이미 2년 전부터 이에 대비했다. 중국 내 전자업체 중 가장 많은 100만명을 고용하고 있고 내륙의 충칭에서도 올 5월부터 노트북 컴퓨터를 생산 중이다.
팍스콘의 모기업 혼하이의 대변인 에드문드 딩은 “충칭에 하청업체도 옮겨와 완벽한 수직 생산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칭은 전자산업의 새로운 제조기지로 각광 받고 있다. 노트북 생산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콴타컴퓨터와 콤팔이 충칭에 공장을 세우자 부품업체들도 옮겨왔다. 2008년부터 이곳에 공장을 짓고 있는 휴렛팩커드(HP)는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도 이 같은 흐름을 반기고 있다. 연안 지역과 내륙의 극심한 경제력 차이 때문에 농민공 문제(내륙의 농부들이 연안의 도시지역 공장에 몰리는 현상) 등으로 골치를 앓는 상황에서 기업의 내륙 진출을 적극 권장하는 형편이다.
대표적인 곳이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가까운 허난(河南)성이다. 연안 지역의 노동자들 중에서도 이곳 출신이 많다. 이 성은 중심지 정저우에만 1억명이 살고 있을 정도로 인구가 많은데도 대형 제조업체의 공장이 없다.
팍스콘은 허난성에 초대형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허난성은 팍스콘에 토지를 제공하고 세금 혜택도 부여할 방침이다. 딩 대변인은 “2년 전만해도 우리 고객에게 숙련된 노동력이 풍부한 연안 지역을 놔두고 왜 내륙으로 공장을 옮기려 하는지 이해시키기가 어려웠다”며 임금 상승으로 제조설비를 이전하는 업체가 더 늘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임금 상승이 제조업체들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티그룹의 케빈 창 애널리스트는 “팍스콘의 제조비용 중 노동자의 임금 비중은 3%도 채 안 된다”며 “팍스콘이 만드는 애플 아이폰의 최종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더 작다”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