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리스털 경질 오바마에 역풍 ?… “아프간戰 수행능력 부정적” 53%로 급증

입력 2010-06-27 18:58

“오바마의 아프간 골칫거리는 매크리스털 사령관이 아니라 전쟁 전략, 그 자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을 전격 경질한 사태에 대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같이 평했다. 뉴스위크와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마찬가지다. 뉴스위크는 “아프간 전쟁 때문에 오바마의 지지율이 상처 받고 있다”고 전했고, 이코노미스트는 “매크리스털 경질 이후에도 미국이 아프간에서 패배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위크가 매크리스털 사령관 경질 직후 9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매크리스털 경질에 대해 50%가 찬성(반대 32%)한 반면, 아프간 전쟁 수행 능력에 대해선 53%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긍정적 응답은 37%였다. 지난 2월 같은 여론조사에서 55%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27%가 부정적이었던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수치다. 아프간 전쟁에서 미국이 이기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고, 지고 있다는 응답이 46%였다.

뉴스위크는 25일 최신호에서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며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 말기와 비슷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오바마의 민주당이 과반수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매크리스털 전 사령관은 대테러 작전의 명장으로 아프간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의 경질로 미국은 아프간에서 패배 직전에 몰렸다”고 전했다.

매크리스털을 동정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미군 장교들이 워싱턴의 정치인들을 비웃는 건 흔히 있는 일”이라며 “매크리스털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럽 국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 머물 때 아이슬란드의 화산 사태로 항공 운항이 중단되면서 롤링스톤 기자가 미군 장교들의 솔직한 대화에 참여하게 된 것이 문제였을 뿐”이었다고 전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