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철통 경계속 개헌 투표… 정국 안정 분수령

입력 2010-06-27 18:58

민족 간 분규로 대형 유혈 참극이 벌어졌던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헌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가 27일 실시됐다.

삼엄한 경비 속에 전국 2300여개 투표소에서 실시된 투표는 오후 8시쯤 끝났지만 개략적인 결과는 28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찬반투표의 주요 사안은 대통령 권한을 총리에게 양도하는 헌법 개정과 헌법재판소 폐지, 로자 오툰바예바 과도정부 대통령에게 2011년 12월 31일까지 대통령 권한을 위임하는 문제 등 3가지다. 국민들이 개헌안에 찬성할 경우 과도정부는 미국과 러시아의 계속적인 지지를 확보, 향후 안정적인 정국 운영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국민투표가 키르기스의 민주주의 통치를 향한 여정에 효과적인 조치가 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치러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는 8만여명의 경찰과 자경단이 철통 경비를 펴는 가운데 치러졌다. 특히 분규의 진원지인 남부 오쉬와 잘랄아바드, 비슈케크엔 검문소가 설치됐다. 유엔인도지원조정실(OCHA)은 오쉬지역의 통금 조치가 26일 해제됐고, 상업 활동과 교통 통행이 제기되는 등 상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식량과 주거시설 등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