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희망, 强小기업] (42) 국내 1위, 세계 7위 오스템임플란트

입력 2010-06-27 19:04


“오스템임플란트 모르면 외계인이죠.”

지난해 TV 광고에 나온 이 대사처럼 오스템임플란트는 국산 임플란트의 대명사가 됐다. 오스템임플란트의 빠른 성장은 곧 국내 임플란트 대중화의 역사다. 현재 오스템은 40%가 넘는 점유율로 부동의 국내 1위이며 세계 시장에선 매출 기준 7위 업체다. 2013년엔 세계 3위, 2016년 1위 등극이 목표다. 27일 서울 가산동 사무실에서 만난 최규옥(50) 오스템임플란트 사장은 “임플란트 시술을 못하던 치과의사들을 하게 만든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임플란트만 만들어 판 게 아니라 AIC라는 연수센터를 통해 시술 교육을 병행한 것이다. 최 사장은 “국내 치과의사 절반 이상이 AIC에서 배웠다”고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당시 국내 치과의사 1만5000명 가운데 임플란트를 할 줄 아는 사람은 300명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1만8000명 중 1만4000명으로 80%에 달한다. 임플란트 시술법이 처음 개발된 서유럽이 40% 수준이고 미국, 일본도 20% 정도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보급률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사회분위기가 비싼 외제보다 저렴한 국산을 선호하게 된 것도 오스템임플란트의 성장에 한몫했다. 90년대까지는 외국산 임플란트가 국내시장을 100% 장악했지만 지금은 2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최 사장은 “지난 10년 동안 품질을 외산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면서 “브랜드 파워가 외산에 밀릴 뿐 임플란트 표면처리 기술과 의사 입장에서의 시술 편의성은 오히려 우리 제품이 외산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본인이 치과의사다. 서울대 치대를 나와 병원을 개업, 운영하던 최 사장은 당시 치과병원 관리용 소프트웨어가 너무 불편해 직접 고치고 싶었다. 97년 개발자들을 모아 자신이 설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게 했고 이것이 사업의 시작이었다. 임플란트 사업은 2000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국내 최초 임플란트 제조사 ‘수민종합치재’를 인수하면서 시작했다. 당시 34억원이던 매출은 10년이 지난 지금 1400억원대로 불었다.

최 사장은 “치과의사여서 임플란트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를 나름대로 잘 알았고 고객인 의사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임플란트가 대중화되면서 ‘제2의 오스템’이 되고자 하는 후발주자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오스템보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내세워 오스템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최 사장은 “난립한 업체들 중 상당수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어 조만간 일부만 남고 정리될 것”이라며 느긋한 입장이다. 그는 “(후발업체들을 따라서) 가격을 낮추지 않고 오히려 신제품은 10% 정도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품질 차이로 따돌리겠다”고 자신했다.

최 사장은 2007년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12개국에 법인을 세워 지난해 매출 500억원을 올렸다. 2년 뒤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시작하는 단계지만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이미 시장점유율 1위다.

특히 중국은 성장 잠재력이 커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한 의사 수는 아직 한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워낙 인구가 많고 소득수준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임플란트가 빠르게 보급될 여지가 많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획기적인 뼈 대체제와 뼈 생성 유도물질을 개발 중이다. 둘다 임플란트 시술을 더욱 쉽고 빠르게 하는 물질인 동시에 정형외과 등 다른 영역에서도 쓰일 수 있는 재료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