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재 에코넥스 대표 “전기 직구동차량, 해외서 인정받았죠”

입력 2010-06-27 19:54


“국내에서는 정신 나간 사람 취급을 당했죠. 바퀴가 모터와 함께 움직이는 방식이니까요. 하지만 1998년 네덜란드에서 하이넨 이트랙션 대표를 만나 시장 잠재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국내 전기자동차 개발업체 ㈜에코넥스의 소치재(56·사진) 대표는 27일 전기 직구동(Electric Direct Drive) 방식의 혁신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전기 직구동 차량은 뒷바퀴 부분에 장착된 전기모터가 직접 바퀴를 굴리게 된다. 엔진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전기모터, 배터리 모듈, 자체 발전기를 장착하면 완성된다. 에너지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

에코넥스는 지난 4월 28일 네덜란드 이트랙션과 전기 직구동 버스 개조 및 보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당시 국빈 방한한 얀 페테르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도 배석했다. 양사는 13년간 공동개발 끝에 이미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개조버스를 선보였다. 배터리와 자동제어 부문은 에코넥스가, 전기모터 부문은 이트랙션이 개발했다.

소 대표는 전기 직구동 차량은 자체 발전기가 있어 별도로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 시간과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고 배터리 수명도 7년으로, 다른 전기차에 비해 두 배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지만 우리는 배터리 셀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수명을 늘리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이 기술이 적용된 개조버스가 운행을 시작하자 네덜란드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자국에서 운영되는 정규노선 버스를 모두 이 버스로 교체키로 했다. 유럽연합(EU) 기준도 통과했다. 소 대표는 “디젤 버스에 비해 이산화탄소와 연료는 50% 절감, 소음은 90% 감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코넥스는 8월 말 전기 직구동 개조버스를 네덜란드에서 들여와 전국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사업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시에프홀딩스(대표 조용배)와 협약을 맺고 전기버스사업 관련 신규 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29일에는 개조공장 설립 및 사업 확장 등을 위해 주식공모를 시작한다. 이미 충남 서산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공장 유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소 대표는 “10만대 규모 국내 버스 개조사업을 시작으로 트럭, 중장비, 승용차 등으로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며 “특히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년 3월 양산체제 돌입 이후 우선 필요한 3만여명을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