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해외여행 ‘유비무환’
입력 2010-06-27 18:00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평소 철저히 준비하면 후에 근심이 없다는 말로 올해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해외여행을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도 적용된다.
만약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휴가를 떠나기 전 정확한 이동경로 및 방문지역의 특성, 유행하는 풍토병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전문의의 진료 및 처방, 예방주사 접종을 준비해야 한다.
여행 출발일로부터 충분한 기간을 두고 준비를 시작해야 면역력을 얻어 안전하게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일부지역의 경우, 황열에 대한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여행자의 입국을 금지하기도 한다.
황열은 모기에 의해 매개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아프리카 대륙(가나, 가봉, 말리,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니제르, 콩고, 토고 등) 및 라틴아메리카 열대지역(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볼리비아, 브라질 등)에서 주로 유행한다.
감염 시 치사율이 높지만 백신의 효과가 높아 이들 유행 지역 여행자는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황열 예방백신의 유효기간은 접종 후 10일∼10년이고,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인천·부산 공항 검역소에서 접종 가능하다.
여행자 설사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오염된 물이나 식품 섭취를 통해 대장균, 이질균, 비브리오 및 살모넬라균 등 미생물에 감염됐을 때 복통과 함께 설사가 올 수 있다. 열대 지방 여행자의 약 30∼40%가 경험한다.
다행히 여행 중 설사는 대부분 충분한 수분섭취 및 휴식으로 호전된다. 하지만 설사의 횟수 및 양상이 심각하거나 3일 이상 지속 시, 반복적 구토 발열 오한 등 전신증상 동반 시,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이밖에 말라리아와 공수병(광견병), A형 간염 등도 경계해야 한다. 말라리아는 가장 흔하고 심각한 열대성 질환의 하나로 ‘말라리아 모기’에 물리면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 증상을 보이고 심할 경우 뇌 신장 등 중요 장기를 손상시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출발 전 적어도 1주일 이상 여유를 두고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공수병은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에게 물리거나 긁힌 상처를 통해 전파되며 A형 간염은 위생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감염 위험이 높다. 공수병 예방백신은 어깨 근육에 1∼2주 간격으로 3회 접종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여행을 앞두고 최소 3∼4주 전에 맞아야 한다. A형 간염 백신도 일반적으로 한 달 전 접종이 권장된다.
박윤선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감염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