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브랜드 파워 아파트] 프리미엄 + 친환경 이미지, 신뢰가 되다
입력 2010-06-27 17:39
‘힐스테이트’, ‘래미안’, ‘자이’, ‘푸르지오’, ‘e-편한세상’, ‘더 샾’, ‘어울림’
아파트에 브랜드가 도입된 지 10년을 넘어서며 건설사 이름에 앞서 브랜드를 먼저 떠올리는 시대가 됐다. 과거 건설사명을 앞세우던 아파트단지 명칭도 사명 없이 브랜드와 지역 이름만으로도 조합이 가능해질 정도로 브랜드가 자체적인 생명력을 갖게 된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삼성중공업과 대림산업이 쉐르빌과 아크로빌이라는 브랜드를 도입할 때만 하더라도 건설사들의 목표는 어떻게든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목표였다. 뒤이어 나온 GS건설의 자이,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삼성물산의 래미안 모두 브랜드 각인이 지상 과제였다.
그런 이유로 건설사 마다 유명 배우 등을 앞 다퉈 광고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이런 흐름은 대형 건설사들뿐 아니라 중견 건설사에도 그대로 이어져 동일한 광고 모델이 시차를 두고 서로 다른 아파트 브랜드를 광고하기도 했다.
건설사 마다 브랜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브랜드를 교체하는 회사들도 생겨났다. 현대건설은 ‘현대홈타운’에서 ‘현대힐스테이트’로, 쌍용건설도 ‘쌍용 스윗닷홈 예가’에서 ‘쌍용예가’로 브랜드를 변경했다. 이러한 브랜드 알리기 노력으로 자이의 경우 회사명이 LG건설에서 GS건설로 바뀌었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그대로 승계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중반 유명 모델의 인지도를 등에 업은 브랜드 알리기 작업이 마무리된 후부터는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더해졌다. 이후 건설사 마다 아파트의 기능성에 더해 환경, 에너지를 강조하며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건설업계 브랜드 관리자는 “초기 브랜드 론칭 시기에는 고객과의 소통이 모델을 통해 이뤄졌다고 할 수 있지만 점차 아파트 자체의 장점을 드러내는 쪽으로 홍보가 이뤄졌고 그 경우 모델의 이미지 때문에 아파트의 장점이 가려지는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
유명 모델이 사라진 자리에는 브랜드별 특징들이 부각됐다. 프리미엄 이미지, 자연환경, 단지 조경, 외관 디자인 등을 강조한 이미지 메이킹 작업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브랜드별 강조점이 통합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2∼3년 사이 아파트 신규 분양 시장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브랜드가 다시 강조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가 좋은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치가 적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브랜드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유명 모델을 사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건설사 광고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영화배우 이미숙, 신민아를 기용한 리얼리티 형식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고 GS건설도 오랫동안 모델로 활동해온 영화배우 이영애를 내세워 자이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강조하는 광고를 선보이는 중이다. 아파트 브랜드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