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8강] 허정무호, 세트피스로 우루과이 골문 공략

입력 2010-06-25 18:26


이영표 파울 얻고 기성용 크로스 이정수가 마무리

‘이(이영표)·기(기성용)·리(이정수)’를 주목하라.



한국이 예선 세 경기 무실점을 자랑하는 우루과이의 철벽 수비진을 세트피스로 뚫어낼 수 있을까.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5골 가운데 3골을 세트피스 상황에서 뽑아냈다. 나이지리아 전에서 박주영이 직접 프리킥 슛으로 하나, 그리고 나머지는 수비수 이정수가 모두 발로 집어넣었다.

한국은 우루과이전에서도 세트피스로 선제골을 노린다. 득점 공식도 있다. 이번 예선 세 경기에서 가장 많은 패스(158회)와 높은 패스 성공률(80.38%)을 기록 중인 이영표가 선봉에 선다. 그가 상대 왼쪽 진영을 돌파해 올라가거나 오버래핑 상황에서 파울을 얻어낸다.

기성용이 키커로 나서 골문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지는 크로스를 올린다. 박지성이 수비진 앞으로, 박주영과 염기훈이 골문 중앙으로 달려들며 중앙수비수를 유인한다. 이때 생긴 공간으로 헤딩능력이 좋은 이정수가 뛰어들어 골을 넣는다.

이영표·기성용·이정수가 주축이다. 우루과이가 이미 이 패턴을 분석해 대응해온다면 앞으로 잘라 들어가는 박지성의 머리를 노리거나, 점프능력이 탁월한 박주영이 마무리를 담당할 수도 있다. 앞서 21일 남아공의 한 경기장에서 벌어진 공식 훈련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이 같은 패턴의 세트피스 상황을 연마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5일 홈페이지에서 “한국의 16강 진출 원동력은 강력한 세트피스”라며 “기성용과 염기훈이 페널티지역 좌우에서 프리킥을 전담하고 여기에 박주영까지 가세해 직접 골을 노린다”고 평가했다.

허정무 감독도 이날 FIFA와의 인터뷰에서 “자블라니를 관찰한 결과 강한 슈팅은 오히려 너무 멀리 나가 역효과가 났다”면서 “정확도에 중점을 두고 준비를 철저히 해온 것이 세트피스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루과이 골키퍼 무슬레라는 자국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은 자블라니를 아주 잘 다루고 있다”면서 “한국은 매우 빠르고 강해 우리 페널티지역 안팎에서 많은 위기 상황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