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8강] 한국 선전 3가지 이유
입력 2010-06-25 18:25
8년 주기설·프랑스와의 엇박자설·친항구설 나돌아
승리에 대한 염원이 너무나 강렬한 때문일까.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이 선전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이유를 많은 네티즌들이 제시하고 있다. 한국팀의 8년 주기설, 프랑스와의 엇박자설, 한국의 친항구설 등이 그것이다. 그 어떤 이유도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과거 한국팀 성적통계를 근거로 한 네티즌들의 분석은 흥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8년 주기설=1986년 멕시코대회부터 7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은 한국이 8년 주기로 성적이 좋았다는 설이다. 86년 대회에서 1무로 첫 승점을 따낸 한국은 90년 대회에서 3패로 후퇴한 뒤 94년 대회에서는 2무1패로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 다시 98년 대회에서 1무 2패로 움츠린 한국은 2002년 대회 때 4강까지 올랐다. 2006년 대회 때 1승1무1패를 거뒀지만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한국은 이번 대회서는 16강에 오른 것. 네티즌들은 한국이 8년 주기로 꾸준히 나은 성적을 보였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16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주기설은 한국이 성적이 나빴던 대회에도 그대로 적용돼 논리의 타당성이 떨어진다.
◇프랑스와의 엇박자설=프랑스 성적과 한국의 성적이 반비례한다는 내용이다(표 참조). 실제로 98년 대회 이후 성적을 보면 그럴듯하다. 98년 프랑스가 우승했을 때 우리는 조별 예선 탈락했고 2002년 우리가 4강에 올랐을 때 프랑스가 예선 탈락했다. 2006년 프랑스 준우승 시 우리는 예선 탈락한 반면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가 16강에 오른 데 비해 프랑스는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짐을 쌌다.
◇친항구설=한국이 항구도시에서 경기할 때 성적이 좋다는 논리다. 실제로 2002년 대회 때 한국은 부산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1차전에서 2대 0으로 이겼고 대구 2차전서는 미국과 1대 1로 비겼다. 인천에서 열린 포르투갈전서는 1대 0으로 이겨 사상 첫 16강을 확정지은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다. 2대 0 승리를 거둔 그리스와의 1차전은 항구도시인 포트엘리자베스, 1대 4로 패한 아르헨티나전이 열린 요하네스버그는 해발 1753m 내륙 고원도시다. 나이지리아와 2대 2로 비겨 원정 첫 16강을 확정지은 곳은 역시 항구도시 더반이다. 이 설의 신봉자들이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한국의 승리를 믿는 것은 경기 장소가 1차전이 열렸던 포트엘리자베스이기 때문이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