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8강] “승부차기는 올드보이에게 맡겨”… 2002년 ‘4강 주역’ 안정환·이운재 맹활약 예고
입력 2010-06-25 18:25
16강전부터는 토너먼트 일정이다. 토너먼트에선 다음 경기란 없다. 이기지 못하면 탈락이다.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려줄 해결사가 필요하다.
16강전부터는 무승부가 없다.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승부차기를 한다. 선수 개인의 부와 명예는 물론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인 만큼 차는 선수나, 막는 선수가 느끼는 중압감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이운재와 안정환 등 경험과 담대함을 갖춘 소위 ‘올드보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운재는 이번 월드컵 전까지 10년 가까이 한국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를 도맡아 왔다. 특히 그는 승부차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4번째 키커 호아킨의 킥을 막아내며 4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고, 이후 국내·외 경기에서도 승부차기 대결 때마다 결정적인 선방을 거듭했다. 그는 K리그에서 11번 승부차기 대결을 벌였는데 10승1패를 했다. 승부차기의 달인인 셈이다.
이를 고려해 대표팀 허정무 감독은 24일(한국시간) 루스텐버그 올림피아 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승부차기 연습에서 이운재가 골문을 지키도록 했다. 경기가 연장전으로 가면 이운재를 출장시켜 승부차기를 대비하겠다는 의도다.
안정환은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골을 터뜨려줬던 해결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미국전에서는 동점골,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는 연장전 골든골을 터뜨렸다. 2006 독일 월드컵 토고전에서도 한국의 원정 첫 승을 일구는 역전골을 넣었다.
A매치 통산 70경기에서 17골을 터트렸고 그 중 7골이 교체투입(10경기)돼 터뜨린 골이라는 점은 후반 조커로서 그의 가치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허 감독 역시 그에 대해 “애초부터 조커로 기용할 생각이었다”는 뜻을 밝혔다.
후반 혹은 연장전 조커로 기용되면 승부차기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 2002 월드컵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4번째 키커로 나섰던 그는 골키퍼가 몸을 날릴 것을 예상하고 골문 한가운데로 공을 차넣는 대담함을 보여줬다. 승부차기 상황에서도 그가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