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옹진 굴업도 개발 중단
입력 2010-06-25 21:43
CJ그룹이 인천 옹진군 굴업도에서 진행하려던 휴양관광단지 개발 사업을 중단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굴업도 개발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왔다.
CJ그룹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4일 옹진군에 ‘오션파크 관광단지 지정신청 취하서’를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씨앤아이 관계자는 “계획 자체를 철회한 게 아니라 지정 신청을 취하한 것”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인천시와 협의해 골프장이 포함된 관광단지 개발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씨앤아이는 굴업도에 14홀 골프장, 호텔 등을 갖춘 오션파크를 만들겠다며 지난해 9월 옹진군에 관광단지 지정 신청을 냈다. 2006년부터 굴업도 땅을 매입하기 시작해 현재 굴업도 전체의 98%가량인 172만6000m²(52만평)를 사들였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굴업도에 매, 먹구렁이, 황조롱이 등의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이 다수 서식해 생태적 가치가 풍부하다며 개발에 반대했다. 특히 골프장이 들어설 굴업도 소쪽 ‘개머리 군락’은 멸종위기종인 구렁이,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살고 있어 환경단체들의 반대가 심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굴업도 개발에 대해 현장조사와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관광단지 지정안 심의를 보류했다.
게다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굴업도 개발에 부정적 입장을 가진 송영길 후보가 당선되면서 기존 사업계획안대로는 개발이 불가능해졌다. 송 당선자는 후보자 시절 ‘굴업도를 지키는 시민단체연석회의’에서 굴업도 개발에 대한 견해를 묻자 “관광단지 자체는 몰라도 골프장 건설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씨앤아이는 골프장 없이는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씨앤아이 관계자는 “생태환경조사 결과를 반영해 환경단체에서 반대하는 사유를 반박·보완하고 인천시와 협의해 골프장 사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시점에 다시 사업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인천=정창교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