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명문 부평고 축구부 “남일·정우·용형·형일이 형! 8강을 부탁해요∼”

입력 2010-06-25 18:16


25일 오후 2시20분쯤 인천 삼산동 삼산체육관 내 인조잔디구장에서는 20여명의 인천 부평고 축구부 소속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골대 앞에서 골을 넣기 위한 세트플레이가 이뤄지면서 선수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졌다.



‘자, 나와 줘’ ‘올라가’라는 코치의 지시가 떨어지자 선수들은 일사불란한 몸놀림으로 운동장을 쉴 새 없이 뛰어다녔다. 이어진 짧은 휴식시간에 이들은 2010 남아공월드컵 8강 진출전(16강전)에서의 승리를 기원하는 ‘파이팅’을 힘차게 외쳤다.

아시아학생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경험을 갖고 있는 이 학교 골키퍼 3학년 황한준(18)군은 “국가대표 선수 23명 모두에게 중요한 게임인 만큼 한마음으로 뛰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부평고 출신 4명의 선배들이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후 1시30분쯤 인천 부평4동 부평고 운동장에서도 3학년 학생들이 체육수업 중 축구를 하고 있었다. 7대 1로 승부가 정해진 뒤 학생들은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부평고 선수들을 응원하겠다며 ‘파이팅’을 외치고 교실로 되돌아갔다. 이후 시간에도 축구경기가 이어졌다.

이 학교 교문에는 ‘김남일·김정우·조용형·김형일, 자랑스런 부평고 월드컵 태극전사들!!!’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부평고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에도 김남일·최태욱·이천수 선수가 태극전사로 나서 ‘축구명문’의 명성을 얻었다.

26일 밤 남아공에서의 승전보를 기다리고 있는 부평고 학생들의 응원열기도 뜨거웠다. 인천대 체육과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3학년 정기명(18)군은 “26일 밤 집에서 친구들과 부평고 출신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위해 뭉치기로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부평고 학생들은 “김남일 선수가 실수를 생각하지 말고 좋은 경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남일이 형, 정우 형, 형일이 형, 용형 선배, 8강 가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라며 입을 모았다.

이광희(62) 교장은 “한 학교에서 태극전사 4명을 배출한 학교는 부평고가 유일하다”며 “한국축구의 승리를 위해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들도 한마음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1982년 부평고 축구부를 창단한 뒤 많은 선수를 길러낸 고명수 교사는 “김정우 선수가 3학년, 조용형·김형일·이근호 선수가 2학년 때인 2003년 전국 대회 3관왕을 차지했다”고 회고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