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독교서회 창립 120주년 감사예배… 복음 정확한 언어로 전파, 초교파 문서 선교 주춧돌

입력 2010-06-25 17:59


대화문화아카데미, 한신대학교, 한국찬송가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학생회총연합회…. 25일 대한기독교서회(이하 서회) 창립 120주년 감사예배가 열린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엔 50여 단체가 보낸 화환이 쭉 늘어섰다. 단적인 예이지만 화환을 보낸 단체들의 면면을 보면 한국교회 최초의 연합기관인 서회가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 곳인지 알 수 있다.

◇문서선교의 힘=한국은 1885년 선교사들이 입국하기도 전 이미 세례를 기다리는 성도들이 있을 정도로 복음 전도 앞에 ‘준비된’ 나라였다. 이것이 가능했던 비결은 문서에 있었다. 복음의 위대한 선각자들은 어눌하고 부정확한 자신의 언어로 복음을 전하기보다 정확한 언어로 번역된 한 줄의 글이 복음 전달에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 선각자는 1890년 서회를 설립하고 성경과 찬송, 신학서적, 설교집, 신문, 전도문서 등으로 신앙의 성숙을 도왔고 구한말 민족의식을 고취시켰다. 문맹 타파와 찬송가 보급, 한국 신학 발전은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서회는 지난 120년간 4000여종의 단행본을 만들었으며, ‘새벗’ ‘새가정’ 등 정기간행물과 전도지, 교회 공과, 성경, 찬송 등을 발간했다. 특히 서회는 대한성서공회 기독교방송 등 주요 연합기관 중 하나로 에큐메니컬 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문서선교를 수행해 왔다.

이정익 기독교방송 이사장은 “그동안 서회는 서적 반포뿐만 아니라 기독교사상 잡지를 통해 기독교 정신과 사상을 확산시키는 데 매진해 왔다”면서 “특히 많은 연합기관이 탄생하는 산파 역할을 해 왔으며, 찬송가 제작 등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기독교사상’ 주간을 지낸 박형규 남북평화재단 이사장도 “한국 역사 속 위기 때마다 필요한 때는 옳은 말과 정론을 편 출판사이자 단체”라고 칭송했다.

◇120년 역사 안고 앞으로=서회의 1년 예산은 150억원가량이다. 도서 판매와 성경·찬송 공급, 건물 임대(종로2가, 삼성동 빌딩) 수입 등 3개 분야에서 수익이 나온다. 예장 통합과 기감, 기성, 기장, 성공회, 구세군, 복음교회, 기하성, 기침 등 9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으며, 4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창립 120주년을 맞은 서회는 기독교 출판이라는 본질적 사명을 붙잡고 인터넷과 IPTV, 휴대전화, 전자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주어진 과제도 있다. 연합기관의 특성인 저하된 효율성을 높이고 1970·80년대처럼 연합운동의 중심에 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1892년 ‘찬미가’ 발간 이후로 118년간 찬송가 제작에 힘써 왔지만 최근 한국찬송가공회와 얽혀 있는 찬송가 판권 문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정지강 사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책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명제 아래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서회에 주어진 사명을 계속해 나가겠다”면서 “한국교회 신앙의 질을 높이고 한국 사회에서 존재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감사예배에서는 서회가 그동안 발간했던 도서를 시대별로 정리해 ‘도서목록’을 내놓았으며, 우수신학논문 시상식을 가졌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