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타이·無더위’… Cool~한 남자가 되자
입력 2010-06-25 17:36
시원하게… 멋스럽게… 올여름 쿨비즈 연출법
시원하면서도 멋스럽게. 올여름 남성 패션의 키워드는 쿨비즈(Cool Biz)다.
‘넥타이를 매지 않는 가벼운 차림으로 에어컨 사용량을 줄이자’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으로 등장한 쿨비즈는 최근 몇 년 째 여름마다 남성패션의 주인공으로 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타이를 맨 정장에 길들여진 대부분의 남성들에게 쿨비즈는 익숙지 않다.
쿨비즈의 제1 원칙은 넥타이를 풀어버리는 것. 그렇다면 정장차림에서 넥타이만 풀면 되는 것 아니냐고? 글쎄…. 거울을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넥타이를 깜빡 잊고 매지 않은 것 같은, 허접한 남성이 서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냐고? 이쯤부터 전문가 조언이 필요하다.
정연아이미지메이킹연구소 정연아 소장은 “재킷 바지 셔츠를 따로 골라 입을 자신이 없다면 여름 정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때는 셔츠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타이 맬 때 입는 셔츠는 타이를 매지 않으면 깃이 납작해져 볼품이 없다. 타이를 매지 않을 때는 뒷목 밴드와 칼라가 일반 셔츠보다 약간 높은 셔츠를 입어야 한다. 이른바 타이프리 셔츠, 노타이때 입는 셔츠가 따로 있다는 얘기다.
올여름에는 옷을 입으면 체온을 1∼2도 낮춰주는 기능성 소재가 개발돼 정장들도 입을 만하다. 브렌우드의 쿨프레쉬 슈트는 태양열은 반사하고 체내 발생열은 배출해줘 체온을 낮춰 준다, 더슈트하우스의 ICIS시리즈는 자외선을 차단시키고 몸의 열을 빼앗는 특수공법으로 청량감을 더해준다. 지오투의 쿨라이트 슈트는 페퍼민트 구연산 키토산 등 천연물질이 함유된 냉감 안감을 사용해 입으면 시원하다.
정장에 넥타이를 매지 않으면 아무래도 허전하게 마련. 스타일 칼럼니스트 피현정씨는 “재킷 윗주머니에 행커치프를 꽂아주면 타이를 매지 않아도 격식이 느껴지면서 포인트가 있는 멋스런 차림이 된다”고 말했다. 행커치프는 아직 우리나라 남성들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올여름에는 한번 도전해보자.
노타이가 어색하지 않게 됐다면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 정장 슈트에서 벗어나 재킷 바지 셔츠를 따로 골라 입는 캐주얼 비즈니스룩을 시도해보는 것. LG패션 마에스트로 최혜경 디자인 실장은 “올여름 시원하면서도 멋스런 쿨비즈를 즐기고 싶다면 리넨 재킷을 한 벌 마련하라”고 추천했다.
리넨은 시원하지만 잘 구겨지는 것이 단점이다. 이번 여름에는 혼방으로 구김을 줄이고, 빈티지 워싱으로 보다 고급스런 느낌을 강조한 리넨 재킷들이 나오고 있다. 색상도 다양해졌다. 마에스트로의 리넨 재킷 쿨 젤라또는 트리아세이트 면 실크 소재를 섞어 구김을 줄이고 입었을 때 날렵해 보인다. 타운젠트는 리넨 소재의 ‘아이스 재킷’을 감색 회색 민트 바이올렛 등 4가지 색이나 선보였다.
색상이 다양해지면 초보 멋쟁이들은 고르는 재미보다 골라야 하는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어떤 색을 골라야 할지 몰라 허둥대는 고객들을 위해 롯데백화점은 쿨비즈 코디바를 운영할 정도. 이 코너 담당자 장희수씨는 “피부톤에 맞는 색상을 고르는 것이 중요한데, 자신의 피부톤을 잘 모르는 고객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장씨는 아내나 여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뒷목 부분을 살펴보라고 귀띔한다. 노리끼리한 피부라면 남청색이나 카키와 갤색이 섞인 연한나뭇잎색, 붉으스레한 피부라면 잔잔한 체크가 들어간 연한 회색이나 탁한 느낌이 도는 하늘색이 잘 어울린다고.
재킷을 골랐다면 바지와 셔츠를 고를 차례인데, 이것도 쉽지 않다. 오죽하면 로가디스는 같이 잘 어울리는 재킷 바지 셔츠에 같은 색 라벨을 붙여 고르기 쉽게까지 했을까.
정연아 소장은 “상하의 소재는 비슷한 느낌으로, 명도 차는 크게 나는 것으로 입으면 매력적인 차림을 연출할 수 있다”고 일러준다. 소재는 재킷이 리넨이라면 바지도 리넨이나 면 등 천연소재로 하는 것이 잘 어울린다. 색상은 상의가 진한 회색이면 하의는 연한 회색, 상의가 베이지색이면 하의는 커피색이나 감색이 멋스럽다.
로가디스 MD 이재광씨는 “비즈니스 캐주얼은 조합의 예술이어서 재킷 바지 셔츠를 두루 어울리게 입으면 된다”면서 “이 세 가지 중 어느 한곳에만 포인트를 주면 실패 염려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색재킷에 연회색바지를 입었다면 셔츠는 체크를 골라 포인트를 주라는 것. 바지를 주황 등 튀는 색을 입었다면 재킷과 셔츠는 베이지 등 단색을 입으면 된다.
옷을 골랐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구두 브랜드 ‘소다’의 최선애 주임은 “구두는 옷차림의 구둣점”이라면서 “옷의 색상, 종류에 맞춰 신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짙은 감색이나 회색 옷에는 갈색이나 검정 모두 괜찮지만 갈색 옷에는 반드시 갈색을 신어야 된다. 또 정장에는 옥스퍼드 슈즈 등 정장화를, 캐주얼에는 모카신이나 로퍼 등 캐주얼화를 신는 것이 보기 좋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