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대생 피랍 살해… 경찰 수사 허점 범인 눈앞에서 놓치기도
입력 2010-06-25 05:03
심야에 20대 여대생을 납치해 살해한 뒤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금품을 요구하다 살해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23일 새벽 0시쯤 대구 범물동 모아파트 인근 골목에서 산책을 나온 여대생 이모(26)씨를 납치한 뒤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6000만원을 송금해줄 것을 요구하다 살해한 혐의로 김모(25·대구 용산동)씨를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이씨의 손과 발을 테이프로 묶고 차량 뒷좌석에 태워 돌아다니다 이날 밤 10시쯤 88고속도로 거창톨게이트 인근에서 살해한 뒤 유기했다는 김씨의 진술에 따라 24일 밤 11시20분쯤 사체를 고속도로 배수로에서 찾아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납치 당일 아침 7시46분쯤부터 오후 6시26분까지 이씨의 휴대전화로 모두 9차례나 이씨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었고 송금 또한 이씨의 은행 계좌로 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이씨는 이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라 살해할 수밖에 없었다”며 “5500만원의 빚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의 부모가 입금한 290만원을 달서구 호산동과 이곡동 모 은행지점 두 곳의 현금인출기에서 다섯 차례 인출하는 장면이 찍힌 CCTV화면을 통해 김씨를 용의자로 지목, 잠복 끝에 검거했다.
한편 경찰은 현금 인출장면을 확보해 용의선상에 올린 뒤인 23일 오후 6시 전후에는 김씨의 집 인근에서 추격전을 벌이다 30∼40m 앞 골목에서 놓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납치 당일인 23일 오후 6시34분쯤 엄마와 통화를 하기도 해 이때까지도 생존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김상조 기자 sang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