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 대폭 상향] 전문가 의견은… “경기 상승 하반기에도 지속”

입력 2010-06-24 21:51

전문가들은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올린 것과 관련해 하반기에 강한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것임을 정부도 인정한 것으로, ‘이젠 금리인상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금융연구원 장민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추세상 상반기의 강한 경기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고 정부도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어떻든 3분기에는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정부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상무는 “5.8%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하반기에 예기치 못한 더블딥이 생기지 않는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수치”라면서 “5% 후반대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하준경 교수는 “금융위기의 여진으로 지난해 경제가 어려웠던 기저 효과로 인해 정부의 전망치는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남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면 경기가 괜찮은 지금 출구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물가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3분기 총액대출한도를 축소한 것을 두고 금리인상 시점이 당초 예상된 8월이 아니라 7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내년이다. 하반기에는 남유럽 재정문제가 더 부각될 수 있고, 중국 경제의 긴축 전환, 북한의 지정학적 위험, 부동산 가격의 급락 등 각종 불안요인이 산재해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주택가격 하락과 미분양으로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경기 연착륙을 위한 대비책 마련을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기업의 투자심리 회복 등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지속적으로 각종 규제를 완화했다고 하지만 기업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고, 서비스업 육성도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경제에 충격을 주지만 우리 경제의 체질 강화를 위해 환부를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일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