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남편 돌아오고, 미혼여성 시집간다?… 희귀 북극여우 생식기 부적 둔갑

입력 2010-06-24 19:43

인천본부세관은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여우 생식기를 중국에서 대량 밀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수입·판매업자 심모(57·경기도 안산시)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심씨는 지난 17일 중국 웨이하이(威海)발 컨테이너 선박을 이용해 북극여우 암컷 생식기 4900여점을 도자기, 양초 등 공예품으로 위장해 인천항으로 밀수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씨는 경기도 안산에서 불교용품 판매점을 운영하면서 낱개 포장한 여우 생식기를 색실, 나무토막 등을 담은 상자에 넣어 몸에 지니는 부적용으로 판매해 왔다.

세관은 심씨가 밀수입한 여우 생식기의 진위 판정을 위해 야생동물유전자은행장인 서울대 수의학과 이항 교수에게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최근 급격히 개체수가 줄고 있는 북극여우의 생식기임을 확인했다.

여우 생식기 부적은 바람난 남편이 돌아오고, 미혼 여성이 시집을 갈 수 있다는 등의 미신 때문에 점집 및 불교용품 판매점에서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관 관계자는 “점집들이 유흥업소 여종업원을 대상으로 손님이 많게 오게 하는 부적으로 1점에 5만∼5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부적으로 불교용품점, 인터넷 쇼핑몰, 점집에서 여우 생식기와 여우 머리가 판매되고 있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