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전대 각자도생 양상… 쇄신은 간데없고 치고받기

입력 2010-06-24 21:55

한나라당 7·14 전당대회가 후보 난립 양상으로 흐르면서 여성 의원과 친박근혜계 의원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친박근혜계 재선 이혜훈 의원과 친이명박계 초선 정미경 의원은 24일 여성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 의원은 “세대교체가 아니라 세력교체가 필요하고 정치세력이 주도하는 당을 정책세력이 주도하는 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 의원은 “당 대변인으로 있으면서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지켜봤는데 문제가 많았고, 특히 선거 패배 뒤 수습책을 지켜보며 실망을 많이 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 출마를 두고 ‘선점효과’를 노린 행보란 해석이 나온다. 친박계나 여성 의원들이 출마 여부를 놓고 좌고우면하는 사이 기선제압용으로 출마선언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정 의원에 대해선 “친이계에서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재선의 박순자 나경원, 초선의 이은재 의원에 앞서 선수를 친 것 같다”(수도권 초선의원)는 분석이 나왔다. 정몽준 전 대표가 정 의원 출마를 권유했다는 얘기도 있다.

당내 친박계도 후보들간 교통정리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출마를 원하는 의원들이 줄을 잇자 최근에는 영남권에서 1명, 수도권에서 1명을 내보내자는 쪽으로 후보 단일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부산의 서병수, 대구 주성영, 경북 김태환, 서울 이성헌, 경기 한선교 의원이 출마 의사를 갖고 있다. 친박내에서 출마 희망자가 벌써 6명에 이르자 공멸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계파 구도상 1명으로 단일화되면 당선 가능성이 있지만 2명만 출마해도 표가 분산돼 최고위원이 되는 5위 안에 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후보 난립에 대해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보장받기 위한 ‘보험용’ 출마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각 계파간 수장이 이른바 ‘오더’를 내리기 힘든 상황인데다, 후보가 많아지면 낮은 지지율로도 어부지리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