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8강] “우루과이 옆구리를 빠르게 공략하라”
입력 2010-06-24 18:09
우루과이전 유일한 골 주인공 김도훈 前 국가대표의 도움말
“측면을 빠르게 돌파하면 골문 열린다.”
1990년대 한국 축구의 대표 골잡이였던 ‘갈색 폭격기’ 김도훈(40·사진) 성남일화 코치의 조언이다. K리그 통산 득점 2위(114골)에 올라 있을 정도로 현역 시절 탁월한 골 감각을 자랑했던 그는 황선홍 최용수 등과 함께 한국 대형 스트라이커 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그는 우루과이와의 국가대표팀 간 대결에서 골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한국 대표팀은 우루과이와 네 번 맞붙어 1골을 넣고 7골을 내주며 4패한 바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 당시인 2002년 2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센테나리오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그는 이동국과 함께 투톱으로 나섰다. 우루과이 8만여 홈팬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서 초반 기선을 제압당한 대표팀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고 만다. 하지만 그는 이후 활발한 몸놀림으로 공격 주도권을 우리 쪽으로 가져왔다. 전반 25분 이동국이 왼쪽으로 빠르게 돌파,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띄워준 볼을 그가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살짝 밀어 넣으며 상대 네트를 흔들었다.
김 코치는 “남미 하면 브라질, 아르헨티나만 떠올리지만 직접 상대해본 우루과이는 기술이나 개인기 면에서 이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팀이었다”며 “특히 수비수들이 터프해 강하게 부딪혀 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거칠면서도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게임을 풀어가는 방식은 우루과이 축구 고유의 특징으로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하지만 틈은 있다. 김 코치는 “측면을 빠르게 공략하는 공격 루트를 가져간다면 득점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측면 수비를 담당하는 호르헤 푸실레는 예선경기에서 최고 시속 21㎞를 기록해 순간 최고 속도가 시속 30㎞에 달하는 박지성과 박주영 등이 파고들 틈은 충분하다.
김 코치는 현재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 “축구를 즐기면서 가진 능력을 다 펼쳐내는 자신감이 대단하다”고 평했다. 김 코치는 응원 메시지도 전했다.
“후배들아! 너희들의 땀과 노력으로 우리 국민이 하나가 됐구나. 너희들의 실력과 자신감을 남아공 그라운드에서 남김없이 펼쳐보여 주렴.”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