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25전쟁 60주년에 생각하는 안보관
입력 2010-06-24 18:01
오늘은 6·25전쟁 발발 60주년 되는 날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외세를 등에 업은 북한군은 11만1000여명의 병력과 T-34 탱크를 앞세워 기습 남침했다. 1953년 7월 27일 밤 10시 휴전협정이 발효될 때까지 1127일 동안 한반도는 참화와 비극의 땅이었다. 이 전쟁으로 300여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와 전비(戰費)를 보면 세계역사상 10위권의 큰 전쟁이었다.
전쟁의 결과 대한민국은 폐허가 되었다. 1953년 휴전 직후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67달러에 불과했다. 국민들은 잿더미가 된 땅에서 미국과 유엔의 원조로 근근이 살아가야 했다. 이 절망의 땅에서 대한민국은 세계가 찬탄하는 경제대국으로 일어섰다. 짧은 시간에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달성하고 이제는 G20정상회의 의장국으로까지 발돋움한 것이다.
하지만 이 자랑스런 역사의 한켠엔 여전한 아픔이 있다. 냉전이 끝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한반도는 유일한 냉전의 고도(孤島)로 남아 동족 간에 분단과 대결을 지속하고 있다. 155마일 휴전선엔 양측이 200만의 병력을 대치시켜 놓은 채 으르렁거리고, 최근엔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긴장이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그런데도 6·25전쟁이 잊혀져 가는 현실은 안타깝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19세 이상 성인 남녀와 중·고교생들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것을 보면 6·25가 북한이 일으킨 전쟁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응답자가 청소년의 36.3%, 성인의 20.4%나 됐다. 6·25발발연도를 모르는 청소년은 58.7%, 성인 36.3%였다. 휴전상태가 반세기 지속되면서 전쟁의 실상을 모르는 젊은 세대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6·25전쟁의 진실을 바로 가르치는 것이 절실하다. 이들의 의식에 한반도의 역사와 현실이 올바르게 각인돼야 한다. 한편으론 ‘제2의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통 같은 안보태세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풍요에 젖어 빈틈을 보여선 안 된다.
6·25전쟁 60주년이 우리 모두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국가관과 안보관을 새롭게 가다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