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0주년… 끝나지 않은 전쟁] 이한호 前 공군참모총장 “北 제2 남침 막으려면 WMD부터 저지하라”
입력 2010-06-24 18:01
(5) 한국군의 어제와 오늘
“재래식 전력에서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앞서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핵과 미사일 등 북이 보유한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방어능력은 대단히 미흡합니다. 제2의 6·25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WMD 방어책이 충분히 마련돼야 합니다.”
이한호(사진) 전 공군참모총장은 22일 서울 대방동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사무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전력에 대한 대비책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장은 “북한의 미사일과 장사정포, 핵무기는 일단 발사되면 막기가 힘들다”며 “발사 전에 억제할 수 있는 전력을 구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적이 공격하면 반격을 가하는 소극적인 방어가 아닌 적극적인 방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장은 한국군이 지난 60년간 무기체계 등 하드웨어 부분에서는 탄탄히 성장했지만 미래전에 적합한 소프트웨어를 보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군사 선진국의 모양새는 갖췄지만 내실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6·25전쟁 때 우리나라는 대북 정보수집과 상황판단 및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했다”며 “천안함 사태도 이러한 우리의 약점이 개선되지 않았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합동성 강화’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육군은 육상작전만을, 해군은 해상작전만 수행하는 시기는 지났다는 얘기다. 장거리 타격무기 발달로 육군이 함정을 공격하고, 먼 바다의 함정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육상 주요기지를 타격하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장은 합동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합동참모본부에 해·공군 장교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전략과 교리를 개발하고 전력을 운용하는 과정에 각 군이 함께 참여해야 서로 다른 군의 작전을 이해하고 실제 전장에서 융합이 제대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또 육군 1군·3군 사령부에 해·공군 장교들이, 해군작전사령부에 육·공군 장교들이, 공군작전사령부에 육·해군 장교들이 근무하는 것도 합동성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