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민 의식도 ‘16강’… 거리 응원전 쓰레기 줄어 지하철 안전사고도 전무

입력 2010-06-25 15:07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 쾌거를 이룬 한국대표팀 못지않게 열두 번째 태극전사들의 성숙한 시민 의식도 빛을 발하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거리 응원전이 있을 때마다 길거리를 뒤덮었던 쓰레기 더미가 이번 월드컵에서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경기가 끝난 후 청소에 적극 동참하거나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는 시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나이지리아전이 열린 지난 23일 서울광장과 삼성동 코엑스 앞 영동대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한강공원 등 서울 시내 주요 7곳 거리 응원장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총 135t으로 집계됐다. 이는 약 34만명이 사는 서대문구의 하루 생활폐기물 배출량 269.2t(2008년 기준)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다.

앞서 12일 그리스전 때는 104t의 쓰레기가 나왔고, 17일 아르헨티나전이 끝난 뒤에는 168t이 수거됐다. 거리 응원전 인원이 12일 25만7000명, 17일 53만7000명, 23일 49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1만명당 쓰레기 배출량은 12일 4.05t에서 17일 3.13t, 23일 2.76t으로 크게 줄었다.

거리 응원전이 열릴 때마다 지하철 이용객도 평상시 대비 최고 14배까지 폭증했지만 안전사고는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전이 있었던 17일 승하차 인원이 전주대비 40만명 이상 증가했다.

특히 경기 시작 즈음인 오후 8∼9시 2호선 시청역과 삼성역은 이용인원이 각각 9배, 14배 늘었다. 새벽에 경기가 열린 23일에도 승하차 인원이 전주대비 23만여명 증가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