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믿음의 경계선 넘어라
입력 2010-06-24 17:31
민수기 21장 16∼18절
크리스천은 신앙 분량에 따라 믿음의 경계선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말씀 그대로를 믿는 반면, 어떤 이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습니다. 세례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가 그랬습니다. 날마다 아들을 달라고 기도하던 그에게 하나님께선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때 사가랴는 “나도 늙었고 내 아내도 나이가 많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가 말을 못하게 됩니다(눅 1:22). 기도할 때 믿음과 실제 생활이 달랐던 것입니다.
아브라함도 믿음의 조상으로 인정받기 전에는 사가랴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그(사라)에게 복을 주어 그로 네게 아들을 낳아 주게 하리라”고 하셨을 때 아브라함은 심중에 ‘백 세 된 사람이 어찌 자식을 낳을까? 사라는 구십 세니 어찌 생산하리요’하며 엎드려 웃었습니다(창 17:17). 그러나 믿음이 자랐을 때에는 아들 이삭을 제단에 바칠 정도로 믿음의 경계선이 훨씬 넓어져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롬 4:18).
오늘 본문은 애굽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원망과 불신앙으로 다 죽고 난 후, 새롭게 형성된 세대의 신앙을 시험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불뱀 징계 때 모세의 말을 그대로 믿고 불뱀에 물린 순간 놋뱀을 바라봤던 세대입니다.
하나님께선 이들에게 물을 주겠노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샘의 근원을 내지도 않으시고, 바위를 쳐서 물이 나게 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차원의 믿음을 요구하셨습니다. “내가 물을 주리니 너희는 ‘우물물아 솟아나라’고 노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먼지만 나는 광야 땅을 향해 “우물물아 솟아나라”고 외치면 물을 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새로운 세대는 여태껏 한번도 경험해보지도 못한 믿음의 도전 앞에 섰습니다.
그들은 소리쳤습니다. “우물물아 솟아나라!” 아무리 소리쳐도 광야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샘물은 터지지 않았습니다. 이쯤 되면 포기할 법도 합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이 현실 인식보다 컸습니다.
급기야 소리치는 백성들의 믿음에 힘을 얻은 족장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홀과 지팡이로 마른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대체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방향을 지시하는 홀과 지팡이로 물이 날 때까지 마른 땅을 파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약속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샘이 터졌습니다. 그들은 그들 조상이 가졌던 믿음보다 훨씬 더 탄탄한 믿음으로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그들의 믿음에 감동하신 하나님께선 “이 우물은 족장들이 팠고 백성의 귀인들이 홀과 지팡이로 판 것이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정작 자신이 하시고도 믿음을 포기하지 않은 그들이 했다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선 훗날 이들이 요단강을 가르고 여리고 성을 무너뜨린 뒤 가나안을 정복해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할 세대임을 아셨습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 고난의 상황에 있습니까. 위기에 몰렸습니까. 실패했다고 자책하며 가슴을 치고 계십니까. 절대 낙심하지 마세요. 오히려 그동안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믿음의 도전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믿고 따라 샘이 터지는 기적을 맛봤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믿음의 경계선을 넓히시길 바랍니다.
조기주 목사 (서울 성북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