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착시효과?… ‘패떴2’ ‘청춘불패’ 흥행 부진
입력 2010-06-24 17:27
SBS 주말 간판 프로그램인 ‘패밀리가 떴다 시즌2(일요일이 좋다)’가 폐지설에 시달리며 부진을 보이고 있다. KBS ‘청춘불패’는 지난 18일 방송부터 새 멤버를 영입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대표적인 ‘아이돌 프로그램’이 초기 기대에 못 미치는 데는 ‘아이돌 착시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이돌 착시효과’는 아이돌을 기용한 프로그램은 흥행성이 보장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성적은 부진한 경우를 일컫는다. 이러한 착시는 아이돌의 스타성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인터넷의 특성에 기인한다. 아이돌이 출연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시청률이 반등하는 것. 하지만 ‘반짝 관심’은 프로그램이 두 자릿수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자리매김하는 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
‘패떴’의 부침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소녀시대’ 윤아, ‘2PM’의 택연 ‘2AM’의 조권 등 인기 아이돌의 활약에 따라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요동쳤다.
지난 2월 방송된 후 한 달 만에 한 자릿수 시청률로 떨어진 ‘패떴’은 국군장병 위문공연 편에서 윤아의 섹시 댄스, 소녀시대 전 멤버의 출연이 화제가 되면서 시청률이 12.5%(AGB닐슨 미디어리서치)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이는 일회적인 반응일 뿐 ‘패떴’이 속한 ‘일요일이 좋다’의 최근 2달 간 평균 시청률은 6.9%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아이돌 프로그램’은 중장년층을 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패떴’과 동시간에 경쟁하는 KBS ‘해피선데이’는 최근 두 달간 평균 시청률 20.5%를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의 연령별 시청자 분포를 보면 30∼40대의 남여의 비중이 전체 시청층에서 절반 가량(44.5%)을 차지한다. 반면 ‘일요일이 좋다’의 주요 시청층은 10∼20대 여성(21.9%)에 몰려있다.
SBS 예능국의 한 PD는 “특정 시청층을 노린 케이블 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지상파 오락 프로그램은 10대만 공략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아이돌에 의존하는 프로그램이 처음에는 쉽게 인기를 얻지만 오래 못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또한 방송 경력이 짧은 아이돌이 프로그램의 내실을 키우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방송 내용은 풍성해지기보다는 러브라인, 장기자랑 등 특정 소재로 편향된다. MBC 예능국의 한 PD는 “1∼2명의 아이돌이 프로그램 분위기를 밝게 하는 조미료는 되지만 프로그램의 핵심 역량이 될 수는 없다.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고 다양한 재미를 추구해야 프로그램이 오래 가는데 아이돌의 스타성에 의존하면 10대 위주의 재미만 나오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