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지구 반대편 친구를 살리는 자유투… ‘나는 희망을 던진다’

입력 2010-06-24 21:09


나는 희망을 던진다/ 오스틴 구투와인 지음/ 뜨인돌

세상을 바꾸는 일은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미국의 오스틴 구투와인은 평범한 아홉 살 소년이었다. 만화영화를 좋아하고 수학시간을 따분해하며, 초코칩 쿠키는 우유랑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는 것을 아는 보통 아이였다. 단지 어린 시절부터 부모에게서 “오스틴, 하나님은 너를 사용하고 싶어 하셔”란 말을 수없이 들었다. 2004년 어느 날, 오스틴은 아프리카 에이즈 고아의 아픔을 담은 월드비전의 동영상을 본 후 한 해 동안 150만명의 아프리카 아이들이 에이즈로 목숨을 잃고, 그동안 1200만명의 아이들이 에이즈로 부모를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스틴은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결국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돕기로 결심했다.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에 농구골대를 향해 자유투를 던지고 한 번 던질 때마다 가족과 친지들에게 1달러씩 후원을 받기로 했다. 1년 동안 8명의 에이즈 고아를 후원하기 위해 2057개의 자유투를 했다.

책은 지구 반대편의 에이즈 고아들을 돕기 위해 아프리카 잠비아에 학교와 진료소를 세운 한 소년의 이야기다. 책에 담긴 소년의 믿음은 평소 이웃을 돕고 싶지만 ‘가진 것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라고 핑계를 대는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

“우리 마음속에 누구나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요. 주저하지 말고 행동하면 길이 열려요. 꼭 농구공이 아니어도 돼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그걸 하면 돼요. 하나님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세상을 바꾸는 일에 우리를 사용하고 싶어하세요.”

오스틴이 체육관에서 처음 자유투를 시작했을 때 친구들과 가족밖에 없었다. 빼빼 마른 남자아이가 2000개쯤 슛을 던졌을 때 체육관엔 60명 정도가 있었다. 골이 들어갈 때마다 사람들이 환호했다. 마지막 공을 던졌다. 마치 박빙의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듯 했다. 체육관이 떠나갈 뜻한 함성 속에 사람들이 모두 부둥켜안았다.

아프리카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자유투를 던지는 소년의 이야기는 널리 퍼져나갔다. 2005년 12월 1일엔 하루 6개 지역에서 1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자유투를 던졌다. 목발을 짚고 자유투를 하는 친구도 있었고, 18개월 된 아기도 유아용 농구대로 참여했다. 모금된 3만8000달러는 100명이 넘는 아프리카 에이즈 고아들을 도울 수 있는 돈이었다.

오스틴은 “우리를 사용해 100명을 후원하시는 하나님이라면 더 큰 일도 가능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 병원이나 학교 설립 등으로 많은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 2006년 12월 1일엔 11개 주에서 1500명이 참여해 8만5000달러를 모금했다. 한 번의 행사와 기부로 끝날 줄 알았던 행사는 국제구호단체 희망의 링(Hoops of Hope)을 탄생시켰다. 지금까지 17개국에서 수만명의 사람들이 자유투로 에이즈 고아 돕기에 동참했다. 지금까지 100만 달러가 넘는 기금을 모아 잠비아에 학교와 에이즈 진료소를 지었다. 올 6월엔 두 번째 진료소가 세워진다.

이제 15세가 된 오스틴은 축복은 부메랑과 같다는 것을 경험했다. “누군가의 삶을 바꾸려다 보면 자신의 삶이 달라져요. 처음에 자유투를 할 때 전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제가 행복해졌어요. 하나님이 나를 통해 누군가를 도우셨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엄청난 만족감을 느끼고 행복해집니다. 큰 축복이었습니다.”

올해 산 게임기는 내년이면 구식이 된다. 유통기간이 있는 물건은 결코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물건이 주는 만족감은 그때뿐이다. 오스틴은 사람에겐 유통기간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영원한 시간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현재 우리의 삶에 계획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유통기간이 있는 것처럼 살아선 안 되며 영원한 일을 위해 노력해야 해요. 하나님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세상을 바꾸는 일에 우리를 사용하고 싶어하십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