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이슬람교도 협력의 역사… ‘십자가 초승달 동맹’

입력 2010-06-24 17:24


미국의 정치학자 새무얼 헌팅턴은 냉전 이후 국제정치를 좌우하는 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문명간의 충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의 이언 마몬드 교수는 지난 800년 동안 유럽에서 광범위하게 존재했던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의 군사 동맹과 협력의 역사를 거론하며 문명 충돌론의 허점을 파고든다.

11세기 스페인의 기독교 왕국 카스티야의 국왕 알폰소 6세는 사라고사와 같은 이슬람 왕국들과 손잡고 기독교 왕국인 카탈루냐와 대립했다. 그런 예는 얼마든지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군사동맹은 현실 정치와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었지만 우정에 바탕을 둔 것도 있었다. 저자는 이런 사실을 상기시킴으로써 ‘문명화된 기독교 유럽’이라는 관념의 해체를 시도한다(미지북스·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