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베드로 1600여년 전 초상 벽화 발굴
입력 2010-06-23 19:21
이탈리아 로마의 지하 무덤에 잠들어 있던 1600여년 전 사도 바울과 베드로의 초상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교황청 발굴팀은 로마 외곽의 초기 기독교도 지하무덤(카타콤) 천장에서 약 1600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사도 바울과 베드로의 초상 벽화를 첨단 레이저 기술을 이용해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초상 벽화를 공개한 발굴팀은 “약 5㎝ 두께로 하얗게 쌓여 있던 탄산칼슘 층을 걷어냈다”며 “지금까지 알려진 사도 바울과 베드로의 초상화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두 사람의 생존 시 얼굴 모습에 가장 근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복원 작업을 위해 2년간 총 7만3650달러(약 8700만원)를 지원했다.
두 사람의 초상화가 발견된 곳은 ‘산타 테클라’라고 이름 붙여진 무덤이다. 초상화는 모두 황토색 바탕에 원형 금테를 두르고 있었다. 베드로의 동생이자 예수의 또 다른 12제자 중 한 사람인 안드레, 요한의 초상화도 있었다. 특히 안드레와 요한의 초상은 4∼10세기 비잔틴 미술 양식으로 그려졌던 지금까지의 얼굴보다 젊었다. 발굴팀을 이끈 파브리지오 비스콘티 박사는 “사도들의 첫 성화상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