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마약왕 잡혔다… 유혈사태 부른 갱단두목 코크 자수

입력 2010-06-23 19:08

자메이카 수도 한복판을 총격전으로 내몰았던 마약왕이 목사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목사는 그가 미국 대사관에 자수하러 가는 길이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22일 자메이카 경찰이 두두스라는 별명의 악명 높은 마약갱단 두목 크리스토퍼 코크를 이날 수도 킹스턴 외곽에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42세인 두두스는 마약 거래와 총기 관련법 위반 혐의로 미국과 자메이카 양국에서 수배를 받아 왔다.

체포 당시 두두스는 킹스턴 ‘온생명교회’의 앨 밀러 목사가 운전하는 차에 타고 있었다. 밀러 목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두두스는 자메이카 경찰에 자수하고 싶지만 고문이 두렵다면서 미국에 자수하겠다고 나를 찾아 왔다”며 “나와 함께 미 대사관으로 가던 길에 경찰의 검문을 받고 체포됐다”고 밝혔다.

자메이카 군경은 두두스를 체포하기 위해 지난달 킹스턴 서부 빈민가인 티볼리 가든을 급습,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나흘간 총격전이 벌어져 76명이 숨졌다. 이에 앞서 두두스는 자신의 사설 민병대와 지지자들을 동원해 경찰서 2곳을 불태웠다. 이때도 4명이 숨졌다.

‘마약왕’ ‘대통령’ 등으로도 불리는 두두스는 ‘샤워포스’라는 조직의 두목으로 1980년대 코카인 전쟁 당시 수백명을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자메이카 경찰청 오원 엘링턴 청장은 두두스 체포 과정에서 저항은 없었다고 밝혔으나, 군에서 그를 수감 중이라는 보도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두두스가 요청할 경우 미국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다며 지난해 미국이 그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으나 자메이카 정부가 거부하면서 두 나라 관계가 악화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