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교회 권석원 목사, 미자립 목회자에 양복 선물 18년… “작은교회 강단이 소중합니다”

입력 2010-06-23 19:08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을 지낸 천안교회 권석원(사진) 목사가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작은 섬김’을 18년째 이어가고 있다.



권 목사는 지난 21∼22일 농어촌·미자립 교회 목회자 29명을 천안교회로 초청, 교역자 세미나를 열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말이 ‘세미나’지, 강의는 두 차례 진행됐고 서로 목회 경험을 나누고 위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권 목사는 목회자들에게 일일이 ‘맞춤 양복’을 선물하는 것으로 세미나의 문을 열었다. 권 목사는 “천안교회가 세미나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목회자가 양복 한 벌 구입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며 “새 옷을 입고 강단에서 힘 있게 복음을 선포하라는 기대감으로 첫해부터 양복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어느새 양복 선물은 이 세미나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목회자들은 또한 권 목사가 해외선교 등을 다니며 수집한 십자가를 전시해 꾸민 천안교회의 명물 ‘십자가 박물관’도 둘러봤다. 천안교회 성도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도 대접받았다. 숙소인 리조트에서 목회 경험담을 나누며 이들은 온천욕으로 쌓인 피로를 풀었다.

권 목사는 세미나에서 ‘샘플 없는 목회론’을 언급했다. “목회 초년 시절, 스스로의 목회에 대한 지식이나 학습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으나 시골교회에서 성실하고 정확하게 새벽종을 울리며 지역사회에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목회자의 권위는 실천하는 목회요, 기도에서 자연스레 나옵니다. 부르심에 분명한 소명을 갖고 성실히 목회하면 언젠가 부흥하고 좋은 일터로 인도해 주실 겁니다. 목회의 샘플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권 목사가 작은 교회 목회자를 돕기 시작한 것은 1993년부터다. 교회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뭔가 뜻깊은 일을 해보자고 교인들에게 제안했고, 흔쾌히 받아들여졌다. 지금까지 550여명의 목회자들을 섬겼다. 권 목사는 “교인들이 이 사역을 위해 자발적으로 헌금해주는 등 그야말로 섬김이로 힘을 보태줬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