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8강] 거친 우루과이, 거칠게 다루면 우르르 무너진다

입력 2010-06-23 18:12


‘우리 수비 조직력을 더 세밀히 가다듬고 다혈질인 상대 선수들을 거칠게 밀어붙여라.’ 16강 상대 우루과이를 꺾을 비책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인 우루과이는 47위인 우리보다 강팀이다. 역대 전적도 4전4패로 우리가 절대 열세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13위인 그리스도 완파했다. 과거는 과거고 숫자는 숫자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우루과이 필승전략으로 수비 조직력 강화를 꼽는다. 최우선 봉쇄 대상은 공격의 핵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고 마드리드). 포를란에 의존하는 우루과이의 공격 전개는 날카롭지만 공격루트가 단조롭다는 약점이 있다. 포를란이 봉쇄당하면 다른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는 혼란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어 포를란을 봉쇄하면 승산은 충분히 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나이지리아전에서 골을 내준 장면엔 수비수 위치가 문제였다”며 “우루과이가 포를란,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 등 측면과 중앙에 날카로운 공격수가 있어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승산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윤 MBC-ESPN 해설위원도 “조별예선에서 순간적으로 수비 허점을 드러낸 경우가 잦았다”며 “개인기가 뛰어난 팀이기에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협력 수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를란 외에 다른 선수들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리오넬 메시 봉쇄에만 신경 쓰다 다른 공격수들에게 뚫린 아르헨티나전의 뼈아픈 결과가 반복될 수 있어서다.

또 거친 우루과이 선수들을 도발해 경기 흐름을 우리 쪽으로 끌어오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우루과이 선수들은 매우 터프하다. 거칠기로 유명한 남미 팀들 중에서도 거친 편에 속한다. 주장 디에고 루가노(페네르바흐체)를 상대로 어떤 공격수도 몸싸움에서 이기기 힘들다.

거친 움직임은 양날의 검이다. 우리 선수들이 거친 움직임에 움츠러들면 우루과이 선수들의 행동반경을 넓혀주지만 반대로 거친 행동으로 옐로카드, 레드카드가 나오면 경기 흐름이 급격히 한국 쪽으로 기울 수 있다.

루가노와 주전 수비수 호르헤 푸실레(포르투), 마우리시오 빅토리노(우니베르시다드 데칠레)는 조별예선에서 옐로카드 한 장씩을 받았다. 우리 공격진이 영리하고 활발한 움직임으로 이들을 괴롭힌다면 이들은 경고, 퇴장될 수 있는 거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대표팀 레이몬드 베르하이엔 체력코치는 23일(한국시간) “우리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보충제를 먹고 체력을 완벽히 회복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보충제는 양질의 단백질로 월드컵 출전국 중 우리만 이 보충제를 쓰고 있다”며 “회복 시간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이날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루스텐버그에서 체력훈련을 했다. 24일엔 결전지인 포트엘리자베스로 이동,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한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