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돌보는 영암 삼호읍교회 문화센터 “한글 가르쳐주고 생활 지원 교회 친구들 고마워요”

입력 2010-06-23 17:36


전남 목포, 영암 등지에서 일하는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정 돕기에 앞장서고 있는 노동부 등록 비영리 기독교단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영암 삼호읍교회 김수일(55) 목사가 운영하는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는 우리 주변 곳곳에서 갖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정을 돕기 위해 지난 2월 20일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300여명의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정,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랑의 띠’ 자선 콘서트를 열었다.

문화센터는 콘서트를 통해 모은 성금을 어려움에 처한 외국인들에게 전달했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을 찾았다가 공장생활 1년 만에 결핵으로 병원에 입원한 캄보디아 청년 산시방(32)씨에게 치료비로 100만원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또 비자 연장과 관련, 벌금 400만원을 지불하지 못한 필리핀 이주여성 지나(32·여)씨에게 70만원, 최근 남편이 허리 수술을 받은 베트남 이주여성 웬티탄티(31) 가정에는 30만원과 20㎏들이 쌀 한 가마를 전달했다.

문화센터는 또 지난달 15일 영암 삼호중앙초등학교 체육관에서 목포·영암·무안 등지의 다문화가정 70여명으로 구성된 ‘전남 다문화 배구선교단’을 창설했다. 배구선교단은 전남에 거주하고 있는 6500여명의 다문화가족이 스포츠를 통해 교류하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창구로 만들어졌다.

배구선교단을 통해 마련된 성금으로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정을 돕기 위한 ‘다문화 장학회’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문화센터는 오는 9월 중에 F1(포뮬러원) 국제자동차경주대회 성공을 기원하는 다문화체육대회와 일일찻집을 열고 기금을 모을 예정이다.

문화센터는 배구선교단을 창설한 날 오후 삼호대불공원 축구장에서 코리아 사랑 및 친환경 무탄소운동의 일환으로 ‘굿 바이킹(Good Biking)’ 행사를 갖고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 외국인근로자 70여명에게 중고 자전거 1대씩을 무료로 전달했다. 이 자전거는 문화센터측이 서울에서 대당 4만5000원씩 주고 구입한 것이다.

캄보디아 출신 외국인근로자 시몬(29)씨는 “출퇴근할 때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한글도 가르쳐주고 여러 가지 도움을 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열심히 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일 목사는 “앞으로 외국인근로자들에게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접목시킬 계획”이라며 “외국인들이 결코 이방인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행사를 계속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암=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