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진짜… 죽음의 H조… 물고 물리고 2승해도 불안
입력 2010-06-22 18:56
4개 팀 중 2개 팀이 16강에 진출하는 조별리그에서 2승을 거뒀는데도 16강 진출에 실패한다면? 악몽이 아닐 수 없다.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전 세계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이 뽑은 ‘죽음의 조’는 G조였다. 브라질과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3팀이 물고 물리는 격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그러나 브라질이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죽음의 조’에 대한 관심은 H조로 옮겨 갔다.
22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H조 1위는 2승을 거둔 칠레다. 1승1패의 스페인과 스위스가 뒤를 쫓고 있다.
스페인은 22일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2대 0으로 완승했다. 스위스와의 첫 경기에서 0대 1로 졌지만 이날은 ‘무적함대’의 면모를 과시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2골 차가 적게 느껴질 정도로 완벽한 승리였다.
스페인이 본 모습을 되찾으면서 칠레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마지막 경기서 스페인과 만나는 칠레는 패배하면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스위스가 온두라스를 최종전에서 이길 경우 3팀이 나란히 2승1패를 기록하게 돼 골득실차로 우열을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
3팀 모두 2승1패가 될 때는 스페인이 가장 유리하다. 현재 골득실이 +1인 스페인은 골득실이 +2인 칠레에 이기면 무조건 골득실·다득점에서 칠레에 앞서기 때문에 16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문제는 칠레와 스위스다. 두 팀 중 한 팀이 2승을 하고도 골득실·다득점을 따진 뒤 예선 탈락하는, 악몽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칠레로선 스페인에 진다 해도 실점을 최소화해야 하고, 스위스로선 가능하면 온두라스에 큰 점수차 승리를 거둬야 한다.
물론 스페인이 칠레에 이기지 못하거나 스위스가 온두라스에 이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2승으로 탈락하는 팀은 생기지 않는다. 이때는 승점 6점을 이미 확보한 칠레가 우선적으로 16강에 진출하고 스페인과 스위스 중 한 팀이 마지막 경기 성적에 따라 16강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