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3대 빅리그, 전력 보강 위해 새 얼굴 찾아… 풀럼·에버턴·아스톤 빌라, 박주영에 눈독

입력 2010-06-22 22:20


모든 축구선수들은 월드컵 무대를 꿈꾼다. 꿈의 무대를 밟는다는 것 자체도 축구선수가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이지만 세계 명문 구단을 상대로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기회가 된다는 것도 매력적인 일이다. 휴식기를 맞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3대 빅리그도 월드컵 무대에서 새 얼굴을 유심히 살피며 전력 보강을 모색하고 있다.

◇코리안 빅리거 절호의 기회= 태극전사들에게도 월드컵은 빅리그 진출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2002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주가를 높였다. 일본 J리그 교토퍼플상가 소속으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뒤 박지성은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네델란드 PSV 에인트호벤으로 이적했다.

꾸준한 활약을 펼치던 박지성은 2005년 챔피언스리그 4강전 AC밀란과의 경기에서 골을 뽑아내며 맨유의 부름을 받았다. 이영표(알 힐랄)도 박지성과 함께 에인트호벤에서 활약을 펼쳐 토트넘에 입단했다.

현재 무적(無籍) 상태인 이천수도 2002 월드컵의 활약을 발판으로 이듬해 스페인 레알소시에다드로 이적했다.

2006 독일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도 태극전사들의 빅리그행은 이어졌다. 박지성·이영표와 함께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를 노렸던 설기현(포항)은 2006 월드컵이 끝난 직후 레딩으로 둥지를 옮기며 빅리그에 진출했다. 2006 월드컵에 출전했던 김두현과 조원희(이상 수원)는 각각 웨스트브롬위치(2008년), 위건(2009년)에 입단해 빅리그에 발을 들였다.

◇남아공 태극전사에도 눈독= 이번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에게 쏠리는 명문 구단의 눈길도 예사롭지 않다. 박지성·이청용 등 기존 코리안 빅리거들이 활약을 펼치며 한국축구에 대한 ‘보증수표’ 역할을 하고, 한국축구가 열강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점은 태극전사들의 빅리그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태극전사 중 박주영(AS모나코)의 빅리그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이다. 박주영은 프랑스리그에서 발군의 득점력을 선보이며 올 시즌 9골(3도움)을 기록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지난 1일 “풀럼·에버턴·아스톤 빌라 등이 박주영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리그에선 10골이 빅리그 이적의 기준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비수 조용형(제주)은 프리미어리그 뉴캐슬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이영표는 또다시 AS로마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튼에서 뛰고 있는 이청용은 리그 내 명문팀 리버풀에서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리그는 아니지만= 차두리에 대한 영입설도 나돌고 있다. 기성용의 소속 팀인 스코틀랜드 셀틱은 차두리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선데이 메일’은 최근 “셀틱이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프라이부르크 풀백인 차두리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두리는 2009∼10시즌이 끝난 뒤 소속 팀과 재계약을 맺지 않고 옮길 팀을 물색하고 있는 중이다.

기성용은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의 관심을 받고 있다. K리그 FC서울을 맡으며 기성용을 발탁했던 세뇰 귀네슈 트라브존스포르 감독은 지난 4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이 치러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셀틱에서 OK만 하면 우리 팀으로 데리고 오고 싶다”고 말해 기성용에 대한 영입 의지를 드러냈다.

김동진(울산)의 러시아 복귀에도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 언론들은 “디나모 모스크바가 김동진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신병 문제로 제니트를 떠난 김동진과 1년 계약을 체결한 울산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위를 질주하면서 5년 만의 우승을 넘보고 있어 당장 김동진을 이적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울산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김동진을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