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아듀, 월드컵!”… 이운재 등 2002년 ‘4강 세대’ 대회 끝나면 월드컵팀 은퇴
입력 2010-06-22 18:27
아무리 발버둥쳐도 시간은 흐르고 세월은 간다. 한국축구 백전노장들의 전성시대도 함께 역사의 뒤편으로 저물어간다. 생애 마지막 월드컵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역대 월드컵은 거센 도전의 역사였다.
한국대표팀에서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인 선수는 ‘4강 세대’의 주역들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승리를 이끈 맏형 이운재(37)는 다음 월드컵에는 마흔이 넘는다. 적절한 후임자가 없어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골문을 지켰지만 본선에서 정성룡(25)에게 바통을 넘기면서 국가대표팀 경력을 성공적으로 매조졌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34)도 화려한 월드컵 경력을 뒤로 하고 국가대표팀 은퇴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한국대표팀에서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타로 평가받았던 그도 세월의 무게를 이겨낼 수는 없었다. 2002년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터트렸던 연장 골든골은 그의 축구경력에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표팀 부동의 윙백으로 활동했던 이영표(33)도 사실상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이다.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 잉글랜드 토트넘, 독일 도르트문트 등 명문 클럽을 거치며 한국 축구의 전도사로 활동해왔다. 이영표와 동갑인 ‘진공청소기’ 김남일(33)도 2014년 월드컵 때 브라질행 비행기에 못 오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쟁터나 다름없는 미드필드를 장악하기에는 30대 후반의 나이가 부담스럽다.
월드컵 불운에 울었던 이동국(31)도 이번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벼락 같은 중거리슛을 날리며 혜성처럼 등장한 이동국은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는 것으로 꿈의 무대와 이별할 것으로 보인다.
축구대통령 박지성도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충격을 줬다. 그는 지난해 6월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정상에 오른 후 대표팀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었다. 그러나 최근 남아공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을 뿐 은퇴를 한다는 의사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