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60주년 평화기도회, ‘분단을 넘어 평화로’… 10만명 기도 월드컵경기장 후끈

입력 2010-06-22 14:30


통일왕국을 건설하기 전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우상숭배에 빠져 사사시대라는 암흑기를 보낸다. 하지만 신앙의 위대한 지도자 사무엘은 백성을 하나님께로 향하게 했고, 변화된 백성은 미스바에 모여 자신의 죄악을 철저히 회개한다. 민족이 하나 돼 모은 기도의 에너지는 결국 블레셋을 무릎 꿇게 했다(삼상 1∼7장).

22일 서울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6·25전쟁 60주년 평화기도회’는 3100여년 전 신앙의 저력으로 블레셋의 침공을 막아낸 ‘미스바 세대’처럼 국가적 위기를 돌파하자는 성회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10만명의 성도는 6·25 60주년을 맞아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현실을 아파하며 한반도 평화와 사회적 갈등 해소를 간절히 부르짖었다.

주 강사로 나선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섰던 미국 등 우방의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되며, 하나님을 따르기 위해 애쓰는 민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각각 오순절 성령운동과 새벽기도 운동으로 세계 최대 교회와 세계 최대의 장로교회를 일군 한국교회 대표적 지도자로, 국가 위기의 해결책이 신앙회복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조 목사는 “1945년 해방이 됐지만 한반도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격렬한 투쟁으로 인한 민생 피폐와 이념 갈등이 극에 달했기 때문에 전쟁이 안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공산군의 침입에도 이 나라가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주의 종들이 철야로 금식하고 하나님께 몸부림치며 부르짖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 목사는 “대다수 국민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군과 유엔군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준 식량과 의복, 의약품 원조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나님은 이처럼 비극적인 국가를 아시아와 세계의 제사장 국가로 세우시고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루게 하셨다”면서 “다시는 이와 같은 역사적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신앙인들이 기도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도 “이스라엘 민족이 미스바에 모여 회개할 때 하나님은 큰 긍휼을 베풀어 주셨다”면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오게 하기 위해선 ‘도움의 돌’이 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을 철저하게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증에 나선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1985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를 만나면서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1년 뒤 술을 끊고 교회 생활을 하면서 인생이 달라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가 평화를 누리기 위해선 기도와 헌신, 대화와 협력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성규 이정익 황형택 김은호 목사 등은 교파를 초월해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 한반도 평화를 위해 특별 기도했다. 김장환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는 “대한민국은 60년 전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지만 초대국회가 감사기도로 시작하고 애국가에 신앙고백을 담을 정도로 하나님의 큰 도움을 받은 위대한 국가”라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갈망하며 분단을 넘어 평화로 나아가길 바라는 우리의 부르짖음에 주님께선 반드시 응답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