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선정 ‘올해의 우수 바이어’ 강태성 대리 “농민들과 산지서 가족처럼 지내요”

입력 2010-06-22 18:17


“농민들이 웃을 때 저도 웃지요.”

농협중앙회가 뽑은 올해의 우수바이어, 농협유통 강태성(45) 대리의 말이다. 강 대리는 1995년 입사 이후 밤낮 가리지 않고 산지와 농협을 오가며 농민들의 손과 발이 돼 준 공로로 우수바이어로 추천됐다. 바이어란 소비자가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산지에서 직접 적절한 가격으로 농산물을 사오는 사람을 말한다.

“회사에서 준다기에 받았지만 무슨 상인지도 모릅니다.” 어눌한 말투의 강 대리는 추석 등 명절이 다가오면 필요한 물량 확보를 위해 아예 산지에 내려가 먹고 자고를 반복해왔다고 했다. 이 때문인지 아직 미혼인 강 대리는 “현지 농민들과 가족처럼 지내다보니 불편하지 않다”며 소탈하게 웃어보였다.

그가 우수바이어로 뽑힌 가장 큰 이유는 성실함이었다.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7시쯤 출근해 오전 9시에 퇴근하는 게 강 대리의 하루 일과다. 요즘엔 일을 마친 뒤에도 자진해 산지에 직접 가서 농민들에게 출하지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진심이 통했는지 농민들은 좋은 농산물이 나오면 곧바로 강 대리에게 가장 먼저 연락해온다고 했다.

강 대리는 “바이어는 무조건 싸게 물건을 사와 많은 이익을 내면 최고로 불린다”며 “하지만 농협에서는 100원에 사와 80원에 팔려 손해를 보더라도 농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라고 한다”고 미소지었다.

또한 그가 우수바이어가 된 데에는 3∼4년 전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직접 개발한 박스 포장도 한몫했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위쪽을 비닐로 씌운 박스가 그것이다. 강 대리는 “포대자루 안에 있는 흙 묻은 감자나 고구마 등을 소비자들이 꺼내보면 손도 더러워지고 뒤처리도 깔끔하지 않았다”며 “바이어로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바꿔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것뿐. 별 것 아니다”며 겸손해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