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은퇴 후 삶이 더 바빠요”
입력 2010-06-22 18:17
“세상을 구하고 신생 기업을 돕고 아이를 돌보느라 은퇴 후가 더 바쁘다.”
경제전문지 포춘이 2008년 7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의 은퇴 이후 생활을 소개한 21일자 기사의 첫머리다.
“MS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 좋은 일을 하지 못했다”며 홀연히 은퇴한 게이츠의 공식 직함은 여전히 MS이사회 의장이다. 그러나 MS이사회 의장직은 이제 부업으로 비쳐진다. 54세인 그의 은퇴 후 활동 영역은 말 그대로 전방위적이다.
우선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에서 아내 멜린다와 함께 말라리아나 에이즈 같은 재앙과 전쟁을 벌이는 자선사업가다. 이와는 별도로 친구 워런 버핏의 요청에 따라 버크셔 헤서웨이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여전히 세계 부자 순위 2위인 그는 억만장자들을 향해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자”고 유혹하는 일도 계속하고 있다.
또 농업부터 금융, 교육, 보건, 지구온난화 대처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의 혁신을 지원하는 기술운동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더게이츠노츠닷컴(thegatesnotes.com)’이라는 개인 웹사이트를 열어 그날의 이슈에 관한 견해를 내놓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또 MS의 연구개발(R&D) 분야를 이끌었던 동료 네이선 미어볼드가 만든 실험실 ‘인터렉추얼 벤처스’의 발명회의에 거의 매주 참가한다. 매주 5권의 책을 읽는 것도 주요 일과다.
게이츠는 “모든 활동은 올바른 재원과 인적자원을 모아 혁신을 이루게 하고 이것이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라는 공통 주제를 지니고 있다”며 자신의 철학을 ‘창조적 자본주의’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게이츠에게 있어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가족과의 삶이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일로 가족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꼽았다. 그는 집에 있을 때는 매일 세 아이를 차로 학교에 데려다 주며, 그의 가족은 거의 매주 일요일 저녁을 함께 보낸다.
아내 멜린다는 “남편이 이처럼 정력적으로 활동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그는 불타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