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녀 간첩 선안나 95세로 별세… 내전때 장제스 측근으로 잠입 11년간 활동
입력 2010-06-22 18:16
중국 국공(國共)내전 당시 국민당 장제스(蔣介石) 측근으로 잠복해 11년 동안 정보원 활동을 한 당대 최고 미녀간첩 선안나(沈安娜·사진)가 지난 16일 노환으로 사망했다. 향년 95세.
중국 당국은 20일 베이징 ‘팔보산 혁명공동묘지’에서 추도회를 가졌다고 홍콩 봉황망이 22일 보도했다.
선안나는 1937년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직접 지시를 받고 국민당 중앙정부에 들어갔다. 속기사로 특별한 재능을 보유한 그녀는 국민당 중앙정부 속기사로 활동했다. 그녀는 특히 미모가 출중해 장제스로부터도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고 한다. ‘장제스의 맥박을 누른 사람’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그녀는 장제스뿐 아니라 국민당 중앙정부 책임자들의 주요 논의사항, 주요 정보사항을 시시각각 고스란히 공산당에 넘겨줬다.
당시 ‘장제스가 오전에 회의를 할 때 어머니 욕을 하면 마오쩌둥(毛澤東)은 저녁에 이를 알 수 있다’는 말이 공산당 내부에서 회자됐다. 선안나의 간첩 활동으로 마오쩌둥은 장제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 수 있었다.
그녀는 1949년 국공내전이 끝날 때까지 첩보원으로 활동했다. 당시까지도 그녀의 간첩 활동을 눈치채지 못했던 국민당 중앙정부는 남쪽으로 후퇴하면서 대만까지 선안나를 데려가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상하이에 가서 가족에게 문안인사를 하고 오겠다고 말한 뒤 탈출했다.
그녀는 이후 공산당에 복귀, 국가안전부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선안나의 간첩 활동은 조만간 영화로 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