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가격 下下下… 지구촌 소비자 “하하하”

입력 2010-06-22 22:01


전자책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컬러 전자책의 등장도 머지않았다.

눈에 띄는 가장 큰 변화는 가격 인하 바람이다. 세계 최대의 서적 판매업체인 아마존닷컴은 21일(현지시간) 전자책 기기 ‘킨들’의 가격을 70달러 낮춰 189달러(약 23만원)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AFP통신은 “애플이 내놓은 아이패드는 컬러화면에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데도 499달러에 불과하고, 반스앤드노블은 전자책 기기 ‘누크’의 가격을 199달러로 낮췄다”며 “아마존과 반스앤드노블은 기기 가격을 낮추는 대신 더 많은 책을 팔아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붙은 가격 경쟁, 전자출판 급성장=가격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반스앤드노블은 3G통신(무선전화망을 이용한 전자책 이용)이 안 되는 무선인터넷 전용 누크를 149달러에 판매할 계획이다. 또 다른 서점업체 보더스는 이미 전자책 기기 ‘코보’를 150달러에 내놨다.

전자책 기기 가격이 이처럼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자책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시장조사 업체 엔덜그룹의 롭 엔덜 대표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전자책 기기의 가격이 2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시장이 10배는 더 커질 것”이라며 “기기 가격이 하락하면서 출판사들의 전자책 출간도 더욱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소니는 향후 5년 안에 전자책 판매가 종이책 판매를 앞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니의 스티브 하버 전자책 사업대표는 “음악산업이 휴대용 MP3 플레이어와 아이튠스 같은 다운로드 서비스의 도입으로 콤팩트디스크(CD)에서 온라인 판매로 전환했듯이 출판산업도 온라인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이날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전자책 기기의 가장 큰 경쟁자는 애플 아이패드다. 아이패드는 컬러화면에 동영상, 웹서핑 등 노트북에 맞먹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엔덜 대표는 “다목적의 스위스 나이프가 부엌칼과 다르듯이 아이패드와 전자책도 다르다”며 “전자책을 선호하는 소비층이 두껍게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전자책의 기술적인 한계도 곧 극복될 전망이다. 시장 조사업체 포레스터 리서치는 올 연말이나 내년쯤 컬러화면에 터치스크린을 갖춘 전자책 기기가 등장하고, 2012년엔 전자책에서 동영상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자책 기기는 99달러 밑으로 떨어지고 시장 규모는 1000만명 이상(미국 내 기준)으로 폭증할 것이라고 포레스터 리서치는 내다봤다.

◇바이러스 주의보=영어 사용권에서는 최근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베스트셀러 소설인 ‘트와일라이트’의 전자책이 유포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영국 인터넷쇼핑 조사업체인 숍세이프는 “전자책 바이러스 때문에 일시적으로 전자책 다운로드가 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아마존이나 애플의 아이북 같은 유료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